[人사이트]이재만 KDH 초대회장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확대 기여”

[人사이트]이재만 KDH 초대회장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확대 기여”

“국내 대표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업체 10곳이 모여 코리아디자인하우스(KDH)라는 이름으로 협의체를 결성했습니다. 하반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산하 하나의 공식 협의체로 등록될 예정입니다.”

KDH 초대회장을 맡은 이재만 하나텍 대표는 “팹리스 업계와 협업 모델을 구축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확대에 기여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는 공장 없이 칩 설계만 하는 팹리스와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간 가교 역할을 한다. 팹리스가 칩 설계 코드를 짜면 디자인하우스는 파운드리 업체 공정에 맞춰 생산에 쓰일 웨이퍼 마스크 제작과 테스트 등 백엔드 작업을 맡는다. 독자 브랜드 칩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하우스는 '칩리스(Chipless)' 업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잘나가던 팹리스가 하나 둘 고꾸라지면서 디자인하우스가 직접 칩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팹리스는 설계 노하우가 디자인하우스로 빠져나갈까봐 일감을 주지 않았다. 이는 양쪽 모두 손해였다. 팹리스는 디자인하우스 업무를 직접 했다. 이는 인건비와 설계 툴 구매 비용 증가 등 고정비 상승을 야기했다. 이익이 줄고 설계 역량도 분산됐다. 디자인하우스 역시 일감 축소로 유망 업체 여러 곳이 망하거나 매각돼 관련 사업을 접었다. 그렇게 생태계는 와해됐다.

이 회장은 “KDH에 이름을 올린 디자인하우스는 '자체 칩 사업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업체들”이라면서 “칩리스 기조를 유지해 팹리스와 신뢰 관계를 복원하고 분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면 대한민국 시스템반도체 산업 경쟁력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29일 주형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파운드리-팹리스-디자인하우스 생태계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직 구체적 정책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다양한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한다.

현재 KDH 회원사는 하나텍을 포함, 노블테크, 파인스, 아르고, 우노, 실리콘하모니, 가온칩, 에이직랜드, 노블디자인, 사이닉 10곳이다. 김용기 노블테크 대표가 KDH 사무총장을, 김원영 파인스 대표가 고문을 맡았다.

김용기 사무총장은 “디자인하우스가 제 역할을 다하면 팹리스 업계가 고유의 설계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시장 대응력이 확대, 고정비 축소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 사업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