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를 선도한다]KAIST, AI·IoT 기술로 퇴행성 뇌질환 정복 나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과 의료 기술의 융합은 질병 치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오랜 시간 해법을 찾지 못한 각종 질환 퇴치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퇴행성 뇌 질환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뇌 질환의 규명과 치료에 활용된다. 퇴행성 뇌 질환은 치료법은 물론 명확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다. 약물 치료조차 실패를 거듭하며 한계를 보인다. 그러나 최근 뇌 관련 질환 연구가 지속되면서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AI, 고성능 센서로 뇌의 활동을 면밀히 파악해서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의료 분야와 접목하는 융합을 근간으로 삼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사례가 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퇴행성 뇌 질환을 극복하려는 연구는 치매를 비롯한 사회 문제 해소를 위한 방편이다. 고령화 시대의 도래로 퇴행성 뇌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세계 치매 인구는 2013년 4435만명에서 2050년 1억3546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3배 가까운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에 세계 인구가 1.3배 늘어날 전망인 것을 감안하면 폭증세로 볼 수 있다.

국내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3년 57만명이던 치매 인구가 2050년 271만명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난다. 퇴행성 뇌 질환자의 증가는 사회 비용 증가와 직결된다. 치매 환자를 돕는데 쓰이는 사회 비용은 2050년에 43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치료법 개발이 시급하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속속 등장하는 빛이나 초음파로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 퇴행성 뇌 질환 치료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KAIST(총장 신성철)도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 퇴행성 뇌 질환을 극복할 연구에 착수했다. 올해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연구 혁신의 일환으로 'AI와 IoT 융합 퇴행성 뇌 질환 극복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인류의 숙제인 퇴행성 뇌 질환을 융합 기술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융합 기반의 중점은 AI와 사물인터넷(IoT)이다. 센서 및 IoT 기술로 뇌 활동 정보를 사이버 세계와 연결, AI 및 빅데이터로 면밀한 분석과 치료를 병행한다.

KAIST가 개발 중인 퇴행성 뇌질환 극복시스템 실험 장비를 쥐의 뇌에 연결한 모습.
KAIST가 개발 중인 퇴행성 뇌질환 극복시스템 실험 장비를 쥐의 뇌에 연결한 모습.

이현주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한진희 생명과학과 교수가 퇴행성 뇌 질환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순환 구조를 이루는 시스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KAIST 인스티튜트(KI) 산하 바이오 융합연구소(KIB), 헬스사이언스연구소(KIHST), IT융합연구소(KIIT)가 힘을 모은 연구다. 첨단 기술을 적용, 퇴행성 뇌 질환 치료를 시도하는 최초 사례다.

이들이 개발하는 시스템은 신경 신호에 반응, 뇌를 자극한다. 퇴행성 뇌 질환의 징후를 신호로 감지하면 뇌파를 조절하거나 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질환의 효율 관리를 할 수 있다. 아직은 생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 및 기술 개발 단계에 있다. 그러나 궁극의 목표는 인간의 뇌에 적용, 퇴행성 뇌 질환을 완전히 치료하는 것이다.

이현주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이현주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시스템 시작점은 뇌파 측정 및 분석이다. 전기 신호를 읽는 센서로 뇌전도(EEG)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 정보는 외부 연산 시스템으로 옮겨서 분석 과정을 거친다.

연구팀은 분석에 AI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활용할 계획이다. 뇌파 정보는 방대하고 다양하다. 0.1밀리초(㎳) 단위로 세세한 정보를 빅데이터화 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널을 16개 이용할 경우 단 5분만 수집해도 5기가바이트(GB)에 이르는 정보가 쌓인다. 상황에 따른 각 파형에서 특이점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AI 이용이 필수다.

한진희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한진희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시스템은 뇌를 자극해 퇴행성 뇌 질환을 완화·치료시키는 기능도 갖춘다. 자동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뇌파 이상 징후에 자동으로 반응하는 방식이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다양한 자극 방식을 적용한다. 두개골 안에 광섬유를 삽입해서 빛으로 직접 자극하거나 두피 밖에서 초음파로 뇌를 자극하는 방법을 택해 사용할 수 있다. 시신경을 통해 빛을 뇌에 전달하는 방법도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도 기계학습으로 환자별, 증세별 적정 수준의 자극을 도출한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뇌에서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물질로 여겨지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키거나 사라진 기억을 복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퇴행성 뇌 질환뿐만 아니라 각종 정신 질환 및 수면 장애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약물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 질환에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활용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들 기능을 모두 집적회로(IC)에 담아 소형 기기로 시스템을 구현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이현주 교수는 “AI, IoT 기술로 퇴행성 뇌 질환의 징후를 포착하고 치료까지 하기 위한 시스템을 세계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융합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치매 인구 현황 및 전망, (단위:명) 자료 : 알츠하이머협회>


세계 치매 인구 현황 및 전망,  (단위:명) 자료 : 알츠하이머협회

<우리나라 치매 인구 현황 및 전망, (단위:명)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우리나라 치매 인구 현황 및 전망, (단위:명)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뇌 자극을 통한 질환 치료 최신 동향>


뇌 자극을 통한 질환 치료 최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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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