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창조·혁신 스토리 계속돼야"… 원더스, 퀵서비스 새바람

[이슈분석]"창조·혁신 스토리 계속돼야"… 원더스, 퀵서비스 새바람

퀵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원더스(대표 김창수)가 사업 시작 1년 만에 배달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루 2000건 넘게 배달 주문이 몰리고 있다. 올해 계획은 하루 1만건을 채우는 것이다.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종합 물류 기업 한진과 업무 협약도 맺었다.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도 손잡을 예정이다.

최종 목적지는 전체 퀵서비스 시장점유율 10%다. 하루 주문량 4만건을 채우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퀵서비스 시장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사진=한진 제공
사진=한진 제공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한진 맞손…스타트업 성장 견인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인천혁신센터)가 원더스 발전의 초석이 됐다. 원더스는 지난해 10월 이곳에 입주했다. 각종 스타트업 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쓴 결과다. 같은 해 9월 국토교통부와 인천혁신센터가 개최한 유망 물류 새싹기업 발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인천 스타트업 공모전에서 대상도 차지했다.

인천혁신센터는 원더스에 사업 자금을 대줬다. 홍보·마케팅 활동도 지원했다. 김창수 원더스 대표는 “인천혁신센터를 통해 홍보가 이뤄질 때마다 회사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회사 신뢰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진과 다리를 놓아 준 것도 인천혁신센터다. 한진은 인천혁신센터 전담 지원 기업이다. 서울 전 지역 단일가 배송을 구현한 원더스를 눈여겨봤다.

원더스는 택배업체가 주로 쓰는 허브&스포크 방식을 퀵서비스에 적용했다. 지점별로 물량을 한꺼번에 수거해 물류창고에 모은 뒤 분류 작업을 거쳐 다시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다. 배송 비용은 거리, 무게와 상관없이 N분의 1로 나눈다. 택배를 전국 어디에서 불러도 균일가인 이유다.

반면에 기존의 퀵서비스는 오토바이 기사가 건마다 제품을 수거, 배달한다. 제품별로 배송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원더스는 택배 시스템을 쓰면서도 퀵서비스의 장점은 살렸다. 이튿날 배송 기반의 일반 택배와 달리 당일 배송을 한다. 비법은 지하철이다. 원더스는 서울을 5개 권역으로 쪼갰다. 지하철 물품 보관함을 물품창고로 쓴다.

거점은 을지로역,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삼역, 마포역, 성수역이다. 택배 신청을 받은 곳 주변 역에 물량을 1차로 쌓은 후 도착지와 가까운 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옮기는 구조다. 오토바이 기사는 물품보관함에서 제품을 찾아 고객에게 건넨다.

◇퀵서비스 새바람…“창조·혁신 계속”

김창수 원더스 대표는 누구나 부담 없이 퀵을 부를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노트북PC부터 스마트폰, 각종 생활용품까지 어떤 물건이든 가능하다. 5000원만 내면 4시간 안에 배달해 준다. 가격은 더 내릴 생각이다.

김 대표가 퀵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건 낙후된 시장을 개선하겠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그는 SK텔레콤 출신이다. 전국 T월드 대리점 3500곳을 관리했다. 실내 인테리어에서 현수막·포스트 부착, 직원 유니폼 제작과 같은 디자인 일을 담당했다. 당시 퀵서비스를 자주 불렀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대리점에 현수막과 포스터를 내려보냈다.

김 대표는 “퀵은 제도권 내 서비스가 아니어서 세금계산서도 안 되고, 물건이 제대로 갔는지 확인조차 쉽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하면 사업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에 원더스의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예측은 적중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원더스 퀵' 애풀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온라인쇼핑몰, 택배회사, 편의점 등 다양한 분야의 대표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공급업체 물량도 따내는 등 안정된 수익처를 확보했다. 특수 배송 시장에도 나섰다. 최근 안경 렌즈 배송기업인 '바른배송'을 인수하기도 했다.

원더스는 앞으로 허브&스포크와 지하철 배송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앱을 업그레이드한다. 주소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진과의 만남이 초고속 성장에 실마리가 됐다”면서 “인천혁신센터 창조·혁신 스토리는 계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젊은 창업가일수록 정부기관, 대기업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부족한 사회 경험을 혁신센터와 대기업이 메워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