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민낯'...3억원 사업에 대기업 포함 22개업체 '출혈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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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분야 3억원 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대기업 포함 22개 기업이 몰렸다. 이 중 14개 기업이 낙찰하한선 미달로 실격됐다. 낙찰률도 80%에 불과하다. 발주된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 드물어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각하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민낯'이다.

30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지능정보산업활성화를 위한 인공지능 컴퓨팅 자원 제공 사업'에 22개 기업이 제안했다. KT 등 대기업도 포함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등의 파트너들이 대부분이다.

지능정보산업활성화를 위한 인공지능 컴퓨팅 자원제공사업 개찰 결과
<지능정보산업활성화를 위한 인공지능 컴퓨팅 자원제공사업 개찰 결과>

사업은 인공지능 학습데이터를 보유한 지식베이스를 중소·벤처기업이 활용하도록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예산은 3억246만500원, 추정가격은 2억7272만원이다. 사업제안에는 KT와 클라우드 중개 사업자가 대거 참여했다.

3억원 규모 사업에 22개 업체가 몰린 것은 발주되는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 적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클라우드 구축은 가끔 발주되지만, 서비스 사업은 극히 드물다”면서 “공급 사례를 확보하기 위해 상당수 파트너 기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일명 클라우드발전법)'을 제정, 공공 클라우드 시장 활성화를 추진했다. 각종 규제와 정보보호 이슈로 서비스 이용이 제한적이다. 공공기관 90% 이상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자체 구축해 이용한다.

출혈경쟁도 심각하다. 22개 업체 중 64%인 14개 업체가 70%대로 투찰했다. 모두 낙찰하한선 미달로 실격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도 80.028%로 투찰률이 낮다. 낙찰하한선을 간신히 통과한 수준이다. 91%를 투찰한 기업이 가장 높은 투찰률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단순 구매 형태로 사업을 발주한 것도 출혈경쟁 원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사업은 제안서 없이 가격 투찰만 하면 된다”면서 “국가 주요 서비스에 적용될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정하는데 여행 패키지상품 선정하듯 고른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외산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에 우려도 나온다. 주사업자로 선정된 닷넷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애저 파트너다. 업계는 MS애저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상당 부분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소규모 시장은 AWS가, 대규모 시장은 MS애저가 나눠 갖는다.

업계는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해 공공 서비스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말뿐이 아닌 실질적 시장 형성이 시급하다. 삼성SDS, LG CNS, SK주식회사, KT, NBP 등 국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초기 안정적 시장 형성을 위해 저가 출혈경쟁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자신문 CIOBIZ]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