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홈 어드밴티지(home advantage)

스포츠에서 홈팀 또는 홈그라운드 선수가 원정팀과 비교할 때 얻는 이점이 '홈 어드밴티지'다. 홈 이점으로는 익숙한 날씨와 환경, 경기장 분위기 등으로 적응이 필요 없다는 것이 꼽힌다. 홈 관중 일방의 응원과 심판 판정의 유리함도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홈팀 승률이 원정팀 승률보다 높게 나온다. 흔히 하는 '개도 제 집에서는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도 홈 어드밴티지를 감안한 이야기다. 스포츠팬도 홈 어드밴티지를 인정한다. 홈 팀에 조금 유리하게 판정하는 '홈콜'도 경기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정도를 넘었을 때다. 과도한 홈콜을 불면 경기를 하는 선수도 이를 지켜보는 팬도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정도를 넘어서면 편파 판정이 되고, 반복되면 스포츠 본령이 흔들린다. 팬도 떠나고, 해당 스포츠 인기도 추락한다.

기업이 경쟁하는 산업에도 홈 어드밴티지는 있다. 이용자 대부분은 비슷한 조건이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고, 자국 제품을 사용한다. 물류비나 관세 등에서도 자국 기업이 유리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월풀의 홈 어드밴티지를 이겨내는 등 선전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은 물론 현지 소비자 성향을 분석, 제품에 적용한 결과다. 그런데 심판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세탁기를 포함한 수입 세탁기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결정했다. 이 판정에는 스포츠에서 협회나 연맹 격인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정도를 넘어선 판결이라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더 잘 안다. 미국 소비자 전문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소비자 선호 세탁기 제품 가운데 60~70%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다. 가격대별로 구분해도, 전체 제품으로 해도 마찬가지다.
정도를 넘어선 심판 판정 피해가 팬들에게 돌아가듯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무리한 세이프가드 조치의 피해는 미국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프리즘]홈 어드밴티지(home advantage)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