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방업계 '평택 특수' 기대...삼성전자 평택 2차 투자랠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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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평택 반도체 1라인 외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평택 반도체 1라인 외경.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1라인 공장 2층 투자에 들어갔다. 1라인 2층은 기존 1층보다 2배 큰 규모다. 장비·재료 등 후방산업계가 '평택 특수'를 다시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고점 논란이 제기된 메모리 시장은 시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이 투자를 서두르면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한다. 수요 확대에 맞춰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공장 2층 절반 영역의 클린룸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요 협력사에 장비를 발주하고 있다. 첫 발주는 3D 낸드플래시 생산 장비로, 월 웨이퍼 투입량 1만장 규모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발주가 나왔고, 순차로 주문이 계속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복층 구조다. 월 웨이퍼 투입량 기준 1층 10만장, 2층 20만장 공간이 확보돼 있다. 1층 생산 용량이 2층보다 적은 이유는 일부 공간을 사무실과 식당 등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2층은 서편과 동편으로 나눠져 있다. 각각 웨이퍼 10만장 공간이다. 서편이 1단계, 동편이 2단계다. 1단계 서편 공간에는 3D 낸드플래시 7만장, D램 3만장 장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동편 공간 10만장은 모두 D램으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D램 생산 장비 발주는 아직 나지 않았으나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평택 반도체 신공장 2층 투자랠리가 시작되면서 장비 협력사에 낙수 효과가 예상된다. 세정과 식각장비 전문 세메스, 증착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와 진공펌프 전문 업체 엘오티베큠, 노광 후 웨이퍼에 남은 감광액 찌꺼기를 제거하는 애셔 장비 전문 업체 피에스케이, 웨이퍼 화학기계연마(CMP) 장비 업체 케이씨텍, 이들 업체에 웨이퍼 이송 장비를 공급하는 싸이맥스 등이 대상이다.

식각액 공급 업체인 솔브레인 및 이엔에프테크, 증착용 프리커서와 특수가스를 공급하는 디엔에프 및 원익머트리얼즈, 노광 공정용 감광액 공급 업체인 동진쎄미켐 역시 증설 투자분이 가동되면 재료 공급이 늘어난다. 이 밖에 클린룸 공사와 가스배관 등 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신성이엔지, 원익홀딩스, 한양이엔지, 케이씨텍 등도 증설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증설 투자로 후방산업계는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자칫 메모리 공급 과잉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삼성의 D램 투자가 관건이다. 평택 2층 공간 과반을 D램 생산으로 사용하기로 한 만큼 투자를 빠르게 진행한다면 가격 상승세가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투자 속도가 관건이다. 장비 업계는 20만장 규모의 장비 투자가 이르면 내년 말까지, 늦어도 2019년 상반기까진 모두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 속도에 따라 메모리 가격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시안 장비 투자는 내년 말이나 2019년 초부터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