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덩치 커지고 똑똑해진 기아차 신형 K3…“아반떼 넘어설까?”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K3'가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치면서 완전히 새로운 차량으로 돌아왔다. 스포츠 4도어 쿠페 '스팅어'를 연상시키는 외관은 '리틀 스팅어'로 불릴 만큼 파격적이다. 또 파워트레인(동력계통)에 변화를 주면서 '경차' 수준의 높은 연비를 구현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해 2000만원대 차량에서 부분자율주행을 경험해볼 수 있는 점이 압권이다. 형님 격인 현대차 '아반떼'를 강력하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주행 모습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주행 모습 (제공=기아자동차)

지난달 27일 신형 K3 노블레스 트림 풀옵션 차량을 타고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에서 세종포천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거쳐 메이필드호텔까지 약 85㎞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전체 주행구간 90%가 고속도로로 이뤄져 고속주행 성능과 안정성, 연비를 중점적으로 알아봤다. 또 기아차가 전라인업에 도입하고 있는 부분자율주행 '드라이브 와이즈' 성능에 대해서도 실험했다.

2세대 모델인 신형 K3는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1세대 K3는 곡선을 주로 사용, 둥글둥글하면서 풍만한 느낌을 줬다. 반면에 신형 K3는 최근 기아차 디자인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따라서 직선이 주로 사용됐다. 이에 따라 날렵하면서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추게 됐다. 또 스팅어에 사용된 디자인 언어가 많이 적용되면서 4도어 쿠페와 같은 느낌을 줬다. 기아차는 이를 '업스케일 다이나믹'이라고 표현했다.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주행 모습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주행 모습 (제공=기아자동차)

전면부는 스포츠카, 쿠페 등에 주로 사용되는 '롱후드(Long hood)' 스타일을 기반으로 볼륨감을 더했다. 또 기아차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을 스팅어처럼 날렵하게 만들었다. X자 형태로 교차된 주간주행등(X-Cross LED DRL), 풀LED 헤드램프 등은 차량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범퍼하단에는 대형 인테이크 그릴과 수평형 방향지시등이 포함된 에어커튼을 배치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측면부는 기존 준준형 세단에서 볼 수 없는 균형감을 보여줬다. 이는 차량 크기가 기존 모델보다 커지면서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덕분이다. 신형 K3는 전장 4640㎜, 전폭 1800㎜, 전고 1440㎜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 80㎜, 전폭 20㎜, 전고 5㎜가량 확대됐다. 이에 따라 루프를 지나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쿠페형 루프라인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화살 모양을 형상화한 LED 리어콤비램프와 수평형 방향지시등을 적용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화했다.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실내 인테리어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실내 인테리어 (제공=기아자동차)

실내도 기존 모델보다 확연히 커지고 고급스러워졌다. 축거는 기존과 동일한 2700㎜이지만, 승객 중심적인 디자인과 패키징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한 덕분이다. 1열은 최근 기아차 인테리어 구성과 비슷하면서 다르다. 클러스터 페시아(계기판)와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 디자인은 기아차 다른 모델과 비슷했다. 다만 기존 모델과 차이는 뚜렷했다. 구형 K3는 센터페시아와 중앙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쪽으로 5도가량 틀어져 있었지만, 신형 K3의 경우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달랐다. 스티어링휠에는 인포테인먼트와 ADAS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이 고급스럽게 도장돼 있었다.

시트 팩이 적용된 시승차는 1열의 경우 통풍과 온열 기능이 모두 제공되고, 2열도 온열 기능이 적용됐다. 특히 운전석은 10웨이 전동 조절 기능과 운전자 포지션 메모리 기능까지 갖췄다. 시트 착좌감도 적당히 단단하게 바뀌면서 장거리 운행에도 엉덩이와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2열은 무릎공간이 넉넉했고 천장을 움푹 파놓아서 앉은키가 큰 사람도 넉넉한 헤드룸을 확보할 수 있다.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주행 모습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준중형 세단 신형 'K3' 주행 모습 (제공=기아자동차)

신형 K3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점이다. 기아차가 지난 5년 간 실연비 개선, 실용 성능 향상, 배출가스 저감 등을 목표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SmartStream)'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신형 K3에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m 등의 힘을 낸다. 무단변속기(CVT)를 개량한 '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는 고효율 금속체인 벨트를 적용해 연비와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기존 1.6 GDI 엔진보다 출력(9마력)이나 토크(0.7㎏·m)는 낮아졌지만, 연비는 12%가량 향상됐다.

실제 주행에서는 스마트 스트림 파워트레인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CVT 특성인 초반 응답성이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 다단 변속기와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 변속감을 제공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는 8단 자동변속기 못지않은 변속 체결과 훨씬 훌륭한 연료 효율성을 제공했다. 또 수치상 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낮아졌지만, 실제 가속성능이나 고속 주행성능은 오히려 향상된 느낌이었다. 특히 4000rpm 이상 영역에서는 1.6리터 MPi 엔진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시원한 주행이 가능했다.

기아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
기아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

신형 K3는 동급 최고 수준 안전스펙을 적용했다. 전방충돌방지보조(FCA)를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또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차로이탈방지보조(LKA), 운전자주의경고(DAW) 등이 포함된 드라이브와이즈 패키지도 선택할 수 있다. SCC와 LKA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15초에서 1분가량 부분자율주행을 가능케 했다.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DA)처럼 고도의 기술은 아니지만, 잠깐 동안 운전의 긴장을 풀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었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연비는 16.6㎞/ℓ로, 공인연비(14.1㎞/ℓ)보다 17.7%가량 높게 나왔다. 올뉴 K3 판매가격은 △트렌디 1590만원 △럭셔리 1810만원 △프레스티지 2030만원 △노블레스 220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시승차와 같은 노블레스 풀옵션 차량은 약 2600만원이 필요하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