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물류, 블록체인 대표 모델로 육성해야

삼성SDS는 최근 삼진어묵에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화에 나서 처음으로 성공 사례를 일궈 냈다. 컨소시엄에는 5개 항만사, 9개 정보기술(IT) 기업, 4개 공공기관, 6개 금융기관 등 총 38개 업체가 참여했다. 시범 사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실제로 현장에 접목한 첫 사례가 나온 것이다.

물류는 IT와 접목했을 때 프로세스 개선에서 효과가 가장 높은 분야로 꼽혀 왔다. 오래전부터 물류정보화라는 이름으로 전 과정을 시스템화하려는 부단한 시도가 있었다. 불행하게도 높은 비용과 취약한 보안에 따른 낮은 신뢰도 때문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물류 분야에 대한 선입관이 말끔히 사라졌다. 삼성SDS가 가장 역점을 둔 분야가 유통이력 관리다. 원재료 조업, 수입, 공장 생산, 유통, 판매까지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서 정보의 투명성을 높였다. 누구나 어묵 포장 QR코드만 찍으면 조업이 이뤄진 원산지, 수입 날짜, 제조 공장의 온도와 습도 이력을 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확인하는 이력 관리는 사실 이전에도 구현한 기술이었다. 단지 이력 번호, 원산지, 수출 업체명 등 법에서 적용하는 필수 정보만 보여 주고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함으로써 위·변조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이력 관리는 무게·수량·원산지 등 수입 품목의 세부 정보부터 온도와 습도 등 작업 환경 정보, 입고량·출고량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모두 보여 준다. 분산원장 형태로 유통 과정이 저장돼 데이터 위·변조와 해킹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스마트물류에 적용했을 때 강점이 확실해진다. 무엇보다 오픈소스로 물류와 관련한 모든 시스템을 SAP, 오라클과 같은 다국적 기업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이번 사업도 삼성SDS의 독자 구축에 성공했다. 그만큼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스마트물류 분야에서 토종 블록체인 기술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