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료 AI 기술, 알리바바 클라우드 타고 中시장 첫 진출

헬스케어 AI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10일 서울 구로구 딥노이드 연구원들이 인공지능 의료영상 진단 플랫폼 '딥파이'의 질병판독 알고리즘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헬스케어 AI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10일 서울 구로구 딥노이드 연구원들이 인공지능 의료영상 진단 플랫폼 '딥파이'의 질병판독 알고리즘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국내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중소기업이 세계 최대 중국 의료정보기술(IT) 시장을 뚫었다. 세계 3위 클라우드 기업 알리바바와 협력해 초대형 병원 10곳에 AI 기반 의료영상시스템을 구축한다. 국산 AI 기술이 중국 병원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딥노이드는 9월부터 중국 내 3000병상 규모 대형 병원에 AI 영상 분석 플랫폼 '딥파이'를 알리바바 제휴병원에 공급한다.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 중국 전역 병원으로 확대한다.

딥파이는 웹 기반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이다.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AI를 연동해 의료영상 전송과 동시에 판독 기능까지 제공한다. 수많은 엑스레이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영상을 분석해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질병 부위를 알려준다.

딥파이는 하반기부터 알리바바 클라우드 기반으로 중국 대형병원에 시범 운영된다. 3000병상 규모 알리바바 제휴병원 10여곳이 대상이다. 딥파이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연동을 완료했다. 병상과 환자 수가 많아 등 트래픽이 클 것을 감안해 시스템을 고도화 중이다. 국내 최대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이 2700병상으로 3000병상은 초대형 규모다.

분석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 척추골절, 치과 질환, 뇌질환 등이다. 딥노이드가 확보한 노하우와 중국 시장 수요를 반영했다. 플랫폼 특성상 알고리즘 개발만 마치면 추가 질병도 분석 가능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내 메디컬 브레인팀을 만들어 협업 중이다. 구축, 마케팅을 포함해 의료기기 인허가까지 알리바바가 지원한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2월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MOU 교환 뒤 기술·사업 검토를 마치고 개발에 착수했다”면서 “하반기 시범적용 후 내년에 알리바바 지원으로 중국 의료기기 허가까지 획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역별 의료 서비스 수준 격차가 심하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원격의료를 포함해 AI 기반 진단지원 솔루션이 각광받는다. 첨단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병원' '인터넷병원'이 생겼다. 텐센트도 영국 바빌론헬스와 손잡고 위챗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디지털병원' 시장을 눈여겨본다. 고품질·고신뢰 AI 진단지원 솔루션 수요가 커지면서 공간 제약을 해소하는 클라우드를 제안한다. 부족한 AI 기술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유럽 기업과 협업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의지도 반영됐다. 마윈 회장은 작년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확보에 3년 동안 150억달러(약 17조415억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사업을 넘어 향후 헬스케어 전 영역을 주도하기 위한 기술로 '한국 AI'를 점찍었다. 딥노이드 외 루닛도 AI 기반 폐질환 진단지원 솔루션 공급을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 헬스케어 AI 기업에 기회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의료시장으로 떠오른다. 의료 서비스 불균형과 고령화, 만성질환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부족한 의료기관과 저품질 의료서비스를 AI 등 첨단 기술로 해소한다. 중국시장 1위, 세계 3위 클라우드 업체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협업하면 시장 안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선포한 다모 아카데미를 포함해 중국 내 AI 열풍이 거세다”면서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포함해 중국 내 인터넷 병원과 협업해 우리나라 우수 AI 기술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