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기반 글로벌 스타트업 100개 키우자" 지식재산일자리포럼 제안

기관별로 산재한 창업 육성 프로그램을 한 데 묶어 우수 스타트업을 단계 별로 육성하고, 해외 지식재산 전문가 지원을 받아 세계 시장에 진출시키자는 제안이 나왔다. 100개 후보 기업을 선정해 기술·지식재산 기반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손병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식재산일자리포럼'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리아 테크 스타트업 100 사업'을 제안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회 지식재산일자리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회 지식재산일자리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우리나라는 공공 정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했지만 성과는 미진했다. 미국 '스타트업 게놈' 프로젝트가 지난해 분석한 서울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24억달러에 불과했다. 실리콘밸리 2640억달러 10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모스크바 34억달러보다도 낮았다.

손 본부장은 공공 부문에 치우친 육성 정책, 해외 시장 진출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스타트업은 기업 특성 상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해외 진출 사업이 지나치게 단절·분절적이라는 지적이다.

손병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이 '코리아 테크 스타트업 100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손병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이 '코리아 테크 스타트업 100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을 돕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지만 해외 단체 관광, 견학 성격이 짙다”면서 “실제 투자는 받지 못하고 사후 보고, 정산에만 용이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우리나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산재됐다는 지적이 많다. 창업선도대학, 창업 도약 패키지, 팁스(TIPS) 등 여러 프로그램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코리아 테크 스타트업 100'은 이를 통합해 단계화하자는 게 핵심이다.

창업보육센터는 창업 준비 초기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아이디어 창업은 창업선도대학이 돕는 식이다. 다음 단계에서 창업 도약 패키지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청년창업사관학교·팁스 프로그램이 기업 성장을 돕는다.

해외 진출 단계에선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 한인상공인총연합회 등 해외 한인 전문가 집단을 활용한다. 이들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스타트업이 좀 더 쉽게 국제 특허를 획득하고 현지 시장에 적응할 수 있다.

손병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이 '코리아 테크 스타트업 100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손병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이 '코리아 테크 스타트업 100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손 본부장은 “기존 스타트업 정책이 지나치게 나열식이어서 담당자도 다르고 여기 저기 산재돼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맵핑해 기업 성장 단계 별로 매칭해야 한다”면서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하면 창업가가 혼선 없이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길해 한국기술거래사회 부회장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으로 특허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변리사를 비롯한 지식재산 전문가가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며 성장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종학 WIPA 회장은 “최근 세계 각지 한인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현지 전문가를 영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 해외 진출 때 지식재산 서비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함께 참여하면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