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블록체인 기술 유출 현실화...ICO무조건 막으니 부작용 '속출'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빗썸은 해외에서 발행하려던 '빗썸코인'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했다. 빗썸은 싱가포르 현지업체를 인수해 암호화폐공개(ICO)를 추진한 바 있다. 암호화폐를 활용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 목적으로 '빗썸 코인' 발행을 진행했다.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한국 투기 열풍을 악용해 빗썸 코인을 악용한 불법 다단계 사기 행위가 국내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현지 업체 직원 가운데 일부가 한국이 ICO 금지 정책에 맞춰 한국 시장에서 역으로 불법 다단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빗썸은 자체 조사를 실시하고 즉각 빗썸 코인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강력한 법정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ICO 금지 부작용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암호화폐 고립 지역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1차로 기술 유출, 2차로 자금 유출, 3차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3세대 블록체인 기반에서 소외된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비트코인 약 150조원과 이더리움 70조원, 여기에 알트코인을 합치면 대략 1000조원 규모다. 금융 당국이 ICO 금지를 고수하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 손실은 천문학 규모일 수밖에 없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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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강국 필수 조건인 우수한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글로벌 기업은 선진 IT 인프라와 투자 열기가 뜨거운 한국을 블록체인 산업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국가로 꼽는다.

일각에선 블록체인과 ICO를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물결로 받아들이면서 규제는 가하되 산업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규제 샌드박스 형태로 일단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고 부작용은 규제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확산 필수 조건인 인터넷 인프라가 우수하다. 해외에서는 한국이 우수한 인프라는 물론 암호화폐 관련 투자 열기를 다른 의미로 높게 평가한다. IT와 금융 전문성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중국을 예로 들면 한국과 함께 세계에서 유일하게 ICO를 금지했다. 그러나 중국 블록체인 구인 수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증세를 보였다. 올해 2월 블록체인 관련 중국 인재 채용 일자리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블록체인 인재 채용 기업 수도 4.6배 증가했다.

중국에서도 ICO 규제 완화 목소리가 최근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시장이 4차 산업혁명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1일 사실상 ICO를 금했다. 지분증권, 채무증권 등 증권 발행 형식으로 암호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기술, 용어 등과 관계없이 모든 ICO를 금지할 것이라는 방침도 전달했다.

올해 3월 금융위는 “ICO 문제는 기존 불가 정책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서 “ICO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ICO를 금지하는 명시화된 법령이 없어 ICO 자체만으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아이러니한 모순에 빠진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불가분 관계”라면서 “ICO를 조속히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스위스에서 ICO를 하면 100억원을 조달해도 절반가량은 세금과 비용으로 써야 한다”면서 “반대로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는 기업도 약 500여개로 추산되는 등 고용 창출까지 손실 기회비용은 천문학 규모”라고 말했다.

오세현 SK텔레콤 블록체인 사업개발 유닛 전무도 “투자가 활성화되는 시장에서 기술도 발전한다”면서 “ICO 전면 금지는 암호화폐 규제로 인한 기술 발전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표]각국 ICO 규제 및 제도(본지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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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