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의 덫'에 빠진 한국전자산업…가전 수출 올해 15%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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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우리나라 가전 수출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인해 가전 생산 거점을 국내에서 해외로 옮기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들면 국내 일자리 축소가 우려된다. 정부 차원에서 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2018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간 가전 수출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15.1% 줄어든 74억9800만달러로 나타났다.

하반기 가전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한 37억3000만달러, 상반기에는 16.7% 감소한 37억68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수출 감소 가장 큰 원인은 생산 거점 현지화다. 이는 우리나라 일자리 감소와도 직결된다. 수년 전부터 국내 산업계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무역 마찰을 피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가전 산업에서 글로벌 우위를 이어 가도 수출 규모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에 단행한 세이프가드는 해외 생산 비중을 심화시키는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와 산업 보호를 이유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다. 미국 행정부 압박 속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달아 미국 현지 세탁기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피해 사업을 하려면 현지에서 생산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 입장에서 외국 정부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국내 생산 물량이 해외로 넘어갈수록 가전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국내 생산이 줄면 생산 거점으로서 장기 차원 입지도 위축된다. 일자리 확대는커녕 축소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반대로 미국 정부는 외국 기업 공장을 유치하면 일자리가 얼마나 확대되는지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일자리 지키기 차원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무역협회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 실적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신제품 출시 효과와 하반기 아시안게임이라는 스포츠 이벤트가 수출 증가 요인으로 해석됐다. 품목별로는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한 냉장고 품목에서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지 생산을 늘리는 세탁기와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는 TV는 수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표】우리나라 가전수출 전망치(단위 : 억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

'현지화의 덫'에 빠진 한국전자산업…가전 수출 올해 15% 줄어든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