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신기술로 여는 민주주의

블록체인 신기술로 여는 민주주의

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지나가고 이제 그 이면에 있는 블록체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 그래서 요즘 블록체인 엔지니어들은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20년 전 우리 는 인터넷이라는 '정보를 공유'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만났고, 개방-공유-참여라는 시대 정신을 만들어 냈다.

인터넷은 소수가 독점하던 정보를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민들어 '정보의 평등'이란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고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인터넷 정보를 기반으로 많은 플랫폼 기업이 등장했다. 새로운 거대 공룡 기업도 나타났다. 정보와 데이터를 플랫폼화 해 특정 몇몇 공룡 기업만이 시장을 독식하는 것이 인터넷 혁명의 종착지일까?

기술은 언제나 시대정신을 담보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심각한 소득의 양극화 현상, 금융권의 과도한 실물경제 지배력 확대, 점차 줄어드는 노동 소득 등 분배 문제가 오늘날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분배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학자들은 기본소득 등 개념을 제시하며 소비를 활성화시켜 경제를 살리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 영역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정보의 공유'를 넘어 '가치의 공유'라는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세상에 나타났다.

'가치의 공유'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 인터넷 기업이 사용자 정보를 분석,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큰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100% 그 기업의 뛰어난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시장 대응 능력 때문에 가능한 일일까?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한가지가 빠졌다고 본다. 분석의 기본 자료였던 우리 개인들의 다양한 데이터가 없었다면 분석이 가능했을까? 내가 사용해서 만든 가치 있는 데이터를 플랫폼 기업이 저장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대로 활용하고 그 기업만이 큰 돈을 번다는 것이 공평한가? 내가 만든 데이터 가치를 나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블록체인이 생각하는 '가치의 공유'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 인터넷 공룡 기업들 생각해 보면 더 이해가 쉽다. 이런 회사는 사용자가 작성하고, 읽고, 검색하고, 공유한 모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올린다. 그들이 우리에게 사용하기 좋은 유익한 플랫폼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우리는 기꺼이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들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미래까지 예측하는 회사로 발전했다.

그렇지만 분석의 기반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데이터임에도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가치의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라는 대안이 나왔다. 우리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수익을 창출했다면 기여한 우리에게도 공평하게 대가를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데이터 출처를 알 수 있게 하고, 암호화폐가 있기 때문에 현실의 돈으로는 지불하기 어려운 아주 작은 가치에 대한 지불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치의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자투표에 활용하고자 하고, 의료계에서는 검진 정보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사용하려고 한다.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는 기술인 블록체인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다른 기술과 통합이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스코인은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를 할 지 결정한다. 투자를 통한 수익을 공공 자산화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수익을 배분한다. 기존 금융권이 독식하던 PF(Project Financing) 영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켜 '가치의 공유'가 가능한 새로운 PF '공공금융(Public Financing)'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즉, 현재 자본주의가 당면하고 있는 분배 불평등 문제를 민주적 의사결정과 공평한 분배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블록체인 기술 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다른 기술과 통합이 필요하다.

우선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서 투표의 4대 원칙이 블록체인 상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배웠던 투표 혹은 선거의 4대 원칙은 보통, 비밀, 평등, 직접투표다. 오프라인에서 사진이 있는 주민등록증을 가지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이 4대 원칙이 온라인에서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해킹 기술로 1명이 여러 사람 명의로 투표를 하는 공격이 가능하다. 그래서 1인 1표를 입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비밀투표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투표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노출돼서는 안된다. 즉, 익명성을 보장해 비밀투표가 가능하게 해야 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사람과 좀 전에 투표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 4세대 암호기술이 '동형암호 기술'이다. 동형암호 기술은 개인정보를 암호화된 상태로 보호하면서 활용을 위한 연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앞으로 정부를 위한 전자투표 방식으로 활용되기에 아주 좋다. 지금까지 전자투표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및 보안 위협 때문에 성공적으로 구축되지 못했다. 에스토니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 여러 국가에서 전자 투표를 시도했지만 덴마크 중도우파 정당인 자유 동맹(Liberal Alliance)은 2014년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소규모 투표를 치뤘을 뿐이고, 대규모 전자투표에 성공한 나라는 에스토니아가 유일하다.

블록체인이 동형암호기술 등 외부의 기술과 잘 통합이 된다면 전자투표 확산이 빨라질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투표 시스템을 사용하면 투표자의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고, 투표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 개표 조작이 불가능하다. 투표가 온라인에서 쉽게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참여'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보스코인(BOScoin)은
대한민국 제1호 블록체인 보스코인(BOScoin)은 블록체인OS가 2017년 5월 ICO로 출범시킨 프로젝트다. 최초 발행량은 보스코인 5억개이며, 보스코인 ICO는 시작 9분 만에 약 157억원 하드캡을 달성했다. 2018년 2월에 Kucoin에 상장되었다.

최예준 블록체인OS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