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마냥 못 웃는 LGD...수율 낮아 애플 주문량 맞출지 불투명

E6 공장이 위치한 LG디스플레이 파주 단지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E6 공장이 위치한 LG디스플레이 파주 단지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애플 품질 기준을 최종 통과했지만 연내 공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파주 E6 공장에서 양산 준비에 돌입했지만 아직 수율이 높지 않아 실제 어느 정도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로부터 아이폰 신제품에 탑재될 6세대 플렉시블 OLED 품질 기준을 통과하고 E6 라인 2개에서 양산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험가동 단계에서 수율이 저조해 양산 가동으로 전환해도 애플이 요구하는 물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아이폰 신제품용 패널 공급을 목표로 E6 공장을 준비해왔다. 비록 소량이더라도 제2 공급사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을 보강하고 양산도 준비했다. 당초 올해 중순경 품질 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애플이 요구하는 기술 난도가 높고 6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경험이 짧아 품질 기준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파주 E6 공장은 E6-1과 E6-2 라인으로 구성됐다. 연구개발 위주로 운용해온 E5 라인은 선익시스템의 증착기를 사용했지만 E6에는 애플 요구에 맞춰 일본 캐논도키 증착기를 도입했다.

E6-1에는 캐논도키 증착기와 LG PRI의 TFE(박막봉지) 장비를 도입했다. E6-2 라인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동일하게 캐논도키 증착기와 카티바의 TFE 장비를 설치했다. 아이폰용 OLED 공급이 처음인 만큼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경쟁사의 핵심 전공정 장비와 유사하게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품질 기준을 통과해 한숨 돌렸지만 이제 '양산'이라는 거대 산을 넘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현재 E6 성적은 애플이 요구한 물량에 크게 못 미친다. 그동안 시험 가동한 성적에 비춰봤을 때 양산 체제로 전환해도 수율이 낮아 애플 수요를 충족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의 구체 요구 물량 수준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이 초기 공급하는 OLED 아이폰 신제품은 전량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될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부터 아이폰 신제품용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 E6 양산 준비 속도와 수율 등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에 풀리는 신제품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내년 생산 물량에 탑재되거나 사후서비스(AS)용 제품으로 공급할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능력은 E6 라인 2개를 합쳐 월 3만장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3에서 월 10만5000장 생산능력을 애플에 할당했다. LG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이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의 1 수준이고 현재 낮은 수율까지 감안하면 실제 애플 신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E6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E5에서 플렉시블 OLED 생산 기술을 꾸준히 향상시켜왔지만 시험가동 성적이 좋지 않아 보인다”며 “얼마나 빠르게 수율을 높이느냐에 따라 시장 파급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