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술거래 장터 활성화할 때다

중소기업 성공 조건 세 가지를 꼽으라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게 자본, 인력, 기술이다. 세 요소 가운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유망 기술은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이다. 기술이 기업 우위를 가리는 최고 경쟁 요인이지만 막상 이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과 돈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갖춘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결국 외부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져 와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그나마 가장 손쉬운 방법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 기술을 이전 받는 방법이다. 출연연에서 개발한 기술은 수준도 높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지원이 목적이어서 이전 받기도 쉽다. 문제는 어떤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무엇인지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기술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데다 정보를 얻을 만한 채널도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 알음알음 내지 수소문해서 기술 거래가 이뤄지는 게 다반사다.

전자신문이 출연연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테크비즈 코리아'는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사업화를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11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매년 참여 기업 호응에 힘입어 올해 부스와 규모를 크게 늘렸다. 1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총 24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신기술 118개가 선보인다. 신기술과 별개로 2만건에 이르는 기존 기술 이전도 추진한다.

테크비즈 코리아는 궁극으로 기술 거래 장터를 만들기 위한 신호탄이다. 출연연이 보유하고 있는 유망 기술과 이를 원하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만나야 국가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 현장에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다면 국가로서도 낭비일 수밖에 없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사업화로 나아갈 때 기술은 비로소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테크비즈 코리아와 같은 기술 거래 행사가 일회성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