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50>노화를 뒤집는 꿈의 바이오벤처 '새뭄드'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

310개 유니콘 기업 가운데 기업 가치 100억달러가 넘는 데카콘 기업이 20개 있다. 새뭄드(Samumed)는 데카콘 가운데 바이오 기술 벤처로, 기업 가치로 120억달러를 인정받고 있다.

새뭄드는 2008년 터키 출신 공학박사 오스만 키바르가 창업한 회사다. 인터넷에서 오스만 키바르를 검색하면 포커 게임을 하는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포커 게임 토너먼트에 참여해 포커 세계 대회에서 3000명의 참여자 가운데 2위를 기록한 사진이다.

포커에 중독된 것도 아니고 호기심에서 해본 사람이다. 그는 터키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터키의 학력평가에서 0.2% 이내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이스탄불 로버트대학을 나왔다. 엘리트 학교에서 카바르는 훗날 자신의 재무최고경영자, 최고법률담당경영자, 최고의료담당경영자가 된 친구를 사귀게 됐다. 한마디로 새뭄드는 터키 영재가 설립한 회사로 볼 수 있다. 엘리트 고등학교를 졸업한 키바르는 미국으로 건너가서 수리경제학 학사와 미국 최고 명문 가운데 하나인 캘리포니아공대에서 공학학사,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생명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천재 창업가가 그렇듯이 그는 대학원 과정에 있을 때 이미 바이오벤처 제놉틱스를 설립했다. 2011년 거대 제약회사 노바티스에 4억7000만달러를 받고 매각하고, 곧이어 무선 산업의 안테나를 만드는 벤처 e테나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인텔과 타이탄 기업에 매각했다.

창업과 학업을 중단하고 기술 벤처 회사에 잠시 몸담고 있던 키바르는 오늘의 새뭄드가 되는 기술 아이디어를 고등학교 동기생이자 헤지펀드 파트너의 도움으로 초기 창업자금과 파이저의 인큐베이팅 회사로 '윈터릭스'라는 회사를 시작했다. 파이저와의 법정 분쟁으로 자금난을 겪기도 했지만 터키의 엘리트 친구와 친지들 도움으로 회생했다.

새뭄드는 전 인류가 꿈꾸는 영원한 청춘의 꿈을 파는 기술 회사다. 대표 제품이 관절염 치료제이다. 지금까지 퇴행성관절염은 치료제 없이 통증만 관리하는 약만 투입, 환자들이 고통에 시달려 왔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투약 한 번으로 관절 연골이 다시 자라나는 효과를 봤다. 이와 유사하게 난치병으로 알려진 일부 암과 퇴행성척추디스크, 대머리 치료 등에 수많은 특허와 임상시험 약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 투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 투자를 요구한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이 회사의 기업 가치에 의심의 눈초리로 보내고 있다. 바이오 회사가 과도한 기대로 주목 받다가 사라져 간 적이 많기 때문이다.

새뭄드가 현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주요한 이유는 바로 새로운 암 치료제를 발명한 존 후드가 키바르의 동기생으로 이 회사에 합류했고, 키바르와 후드의 천재성을 믿고 있는 친구들이 편한 삶을 버리고 합류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이 회사에 4억8000만달러를 투척한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빅커스 벤처 파트너스의 회장 파이니안 탠의 과감한 투자도 영향을 미쳤다. 탠 회장은 바이두에 투자해 바이두가 상장할 때 창업자보다 많은 22% 지분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그 돈으로 '제2의 바이두' 같은 대박 후보군을 찾다가 새뭄드에 투척하는 것이다.

새뭄드는 영재가 만드는 혁신 창업 모습과 수월한 교육의 장점, 거대 위험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털의 힘을 보여 주는 사례다. 천재가 다른 천재를 알아보는 혁신 창업이 한국에서 가능한 지를 묻고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