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퀸 열풍과 한국CIO포럼

오재인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오재인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록그룹 퀸이 주인공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오는 2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5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고 한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미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 부는 열풍은 훨씬 더하다. 지난해 10월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특이한 현상은 이미 본 관객이 입소문을 타고 재관람하고, 영화를 보면서 '떼창'까지 한다는 것이다.

퀸 열풍은 평소 우리나라 최고기술경영자(CIO)의 위상 제고에 관심이 많은 필자에게는 시사점이 크다. 첫째 우리 CIO들이여, 정보기술(IT)과 경영을 아우르는 '통합 리더십'을 갖추자! 퀸 멤버 프레디 머큐리의 이력은 독특하다. 영국 식민지이던 탄자니아의 섬 잔지바르에서 태어났지만 인도인을 규탄해서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다.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미술학도로, 음악과는 전혀 무관해 보였다. 팝 음악 역사는 비틀스 전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팝 전설이 된 비틀스의 중심 존 레넌 역시 중퇴하기는 했지만 미술대학에 다녔다.

이 대목에서 머큐리와 레넌은 원래 '미술'학도였지만 어떻게 전혀 다른 '음악' 분야의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불후의 업적을 남겼는지 의구심이 든다. 역발상을 해서 미술 재능이 없었다면 평범한 가수에 그쳤을지도 모른다는 점에 더욱 주목된다. 예를 들면 머큐리는 바쁜 투어 일정으로 방송 출연이 어려워지자 세계 최초로 뮤직비디오를 배포, 1980년대 비디오 시대를 여는 선구자가 됐다. 미술 재능이 없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레넌 또한 전위예술가 오노 요코를 만난 이후 전위 음악이라는 새 분야를 개척하는 등 미술을 전공한 배경이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CIO들이여, IT가 백 그라운드라면 리더십을 습득해서 '확고한 자신감'을 갖자! CIO는 태반이 과장·부장 시절의 IT쟁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각종최고책임자(CxO)들과의 네트워킹도 어색할 수 있다. 퀸은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때 '라디오 가가'를 부른 직후 “에~오…올 라이트!”를 선창, 관중 떼창 유도 등 완벽하게 분위기를 압도하지만 그 이전 버전을 보면 매우 놀랄 것이다.

난해한 선창으로 관중의 떼창이 없자 어색하던 분위기란! 더욱이 퀸은 데뷔 때 워낙 긴장한 나머지 관중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록스타가 되지 않고 전설이 될 것이다”는 의지만은 확고했다고 한다.

이상 두 가지 자질을 동시에 배양하기 위해 한국CIO포럼은 존재한다. 우리나라 최대·최고의 CIO모임으로서 조찬 특강 주제로 글로벌 IT 트렌드와 이슈뿐만 아니라 문학, 역사, 철학도 추가했다. 나아가 여성 회원을 확충하고, 의료·공공 등 분야도 강화하며, 조찬 직후 CIO사랑방에서 다양한 직군·업종 간 네트워킹도 활발하다. '통합 리더십'과 '확고한 자신감'을 갖춘 CIO가 양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재인 단국대 경영대학원장 jioh@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