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손윤환 다나와 대표 "가격비교 핵심은 '소비자'"

손윤환 다나와 대표,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손윤환 다나와 대표,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다나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 가격비교 서비스 업체다. 전자상거래 산업 발전과 더불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간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과 트래픽을 확보하며 고객 신뢰를 높이고 있다. 가격비교 서비스 전문 업체로서는 유일한 상장기업이다.

올해로 창사 19주년을 맞이한 다나와의 핵심 경쟁력은 수억건에 달하는 방대한 상품 정보 데이터베이스(DB)다. 소비자는 다나와가 제공하는 검색 기능으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과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나와는 앞으로 DB 사업 고도화는 물론 수익모델 다각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e커머스 시장 활성화에 따라 일반 공산품은 물론 여행과 e쿠폰을 비롯한 무형 상품, 자동차까지 온라인·모바일에서 거래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윤환 다나와 대표는 올해 축적한 기술 경쟁력과 서비스 노하우, 인적 자원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e커머스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그는 연 10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한 e커머스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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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가 내년 20주년을 맞이한다.

▲실제 회사를 창립한 해는 2000년이다. 당시 다나와는 개인사업자로 운영됐다. 2001년 다나와에 합류했고 2002년 주식회사로 전환됐다.

-초기 사업 모델은 PC 가격비교였다. 성장 비결은.

▲초기 사업 모델은 PC 부품 가격 정보 비교였다. 일반 소비자는 별로 이용하지 않았던 서비스다. 하지만 한 곳에 집중해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 것이 시장에 먹혔다. 매년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종합 가격비교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오픈마켓 상품 DB를 접목했다. 깊이 있는 정보를 다루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스템 안정과 정보 정확성에 심혈을 쏟았다. 앞으로도 다나와는 온라인 기반 DB 사업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본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등락이 있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변곡점이 있다면.

▲포털이 가격비교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 시기다. 처음에는 다른 종합 가격비교 업체를 인수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확장하려 했다. 하지만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방향을 틀었다.

사실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가격비교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몇몇 오픈마켓도 직접 가격비교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계속 인력을 투입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정보를 가공하는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 노하우가 높은 진입 장벽이 된다. 포털도 단기간에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

가격비교는 전문업체가 깊게 시장을 들여다봐야 하는 사업 모델이다. 구글도 유럽에서 쇼핑 관련 정보를 수집했지만 규제를 받았고 많은 벌금을 물었다.

2003년경에는 용산전자상가와 부딪쳤다. 다나와가 PC 관련 상품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용산 대형 판매자들이 함께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작은 업체에 불과했던 다나와에 영향이 컸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격 정보를 올리라는 압박도 있었다. 3개월 정도 시달렸지만 상대편이 와해되면서 일단락됐다. 다나와를 보고 제품을 문의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가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작년과 올해 실적은 어떤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성장했다. 영업이익을 계속 늘리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PC 관련 제품은 물론 일반 공산품까지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도 늘릴 때라고 생각한다.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20%가량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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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점을 두는 부문은.

▲다나와의 핵심역량인 컴퓨터, IT기기, 정보기기를 중심으로 단가가 높은 제품 판매량을 늘면서 수수료 매출이 많이 늘었다. 이 같은 물결이 생활가전, 소형가전, 생활용품, 패션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한 결과 일반상품 트래픽이 60%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상품 이외에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다나와에서 찾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앞으로 일반상품 정보를 한층 강화하려고 한다. 현재 다나와 개발 인력 중 50%를 일반상품 쪽에 투입해 정보를 가공하고 있다.

또 하나는 무형 상품에 관한 가격비교다. 여행 상품이 대표적이다. 많은 여행사가 패키지를 비롯한 상품 가격 정보를 정리하고 있다. 다나와는 지난해 사용자가 원하는 여행 상품 정보를 도출하기 위한 정보 가공 작업을 했다. 얼마 전 여행 상품 사이트도 오픈했다.

매년 국내외 여행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다나와가 보유한 시스템과 여행이라는 신규 정보력을 결합해 소비자가 편하게 여행상품을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생각이다.

-다나와는 자동차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유럽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온라인에서 완성차를 주문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는 움직임이 느린 산업이기 때문에 계속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누군가 자리를 잡으면 다른 업체도 시장에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섣불리 움직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e커머스 시장 성장세 어떻게 보나.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에 적합한 상품군이 있다. 온라인에서는 가볍게 구매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살 수 있는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과 고가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방향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쇼핑을 바라보는 소비자 신뢰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상품도 속속 온라인으로 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이어도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주문할 수 있다. 타이어 구매 후 가까운 정비 대리점을 지정하면 공임만 지불하면 된다. e커머스 시장 확대와 더불어 다나와가 해야할 일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이 e커머스에 속속 진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대기업도 e커머스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할 일을 제대로 하면 온라인에서 기존 대비 10% 이상 성장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가격비교 서비스도 이들의 트레픽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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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업체 증가는 기회인가.

▲그렇다. 경쟁이 격화되면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된다. 가격비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재 오픈마켓 전체 방문자 중 평균 30~40%는 가격비교를 거쳐 접속한다. 각 업체는 할인 쿠폰 등을 내걸고 직접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우선 가격비교 서비스로 정보를 확인한 후 판매 채널을 찾는다. 다나와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가격비교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다나와만의 강점은.

▲매일 업계 최다 수준 상품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하루 3500만건 수준까지 올라갔다. 연구소는 서버에 계속 투자하면서 시스템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지 못한다. 수많은 상품 정보를 분류하고 가공해서 사용자가 클릭만 하면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경쟁력이 있다. 사내 각 부문을 이끄는 본부장급 인력도 본인만의 노하우를 쌓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이 시너지를 내면서 깊이 있는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게 한다. 가격비교는 인력과 시간,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다나와는 꺾이지 않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손 대표의 경영원칙이 있다면.

▲회사 운영 초기부터 직원 간 우애를 다지면서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쟁에 매몰돼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타 회사로 이직했다가 다나와 분위기를 잊지 못해 돌아온 직원도 있다. 이 같은 화합 분위기를 계속 만들고 싶다.

성장현 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나이가 마흔을 넘어서다. 스스로도 벤처기업처럼 회사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가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특강에 나가서 계속 강조하는 것은 '우보천리(牛步千里)'다.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이다. 달리다 지쳐 쓰러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성 회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나는 회사 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데 집중했다. 돌이켜 보면 이 같은 성향이 상호 보완됐다. 위험 부담이 큰 건은 반드시 오랜 기간 검토를 거친다.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클래식 음악 감상이다. 꽤 마음에 드는 오디오와 스피커를 장만했다. 틈만 나면 듣는다. 관현악을 들으면 오보에, 바순 등 개별 악기 소리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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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

▲세계적으로 쇼핑 시장 무게중심은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다나와 사업 시작부터 이베이라는 선진업체가 미국 유통시장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격했다. 후발주자인 아마존이 이베이를 넘어서는 과정도 지켜봤다. 일본에서는 가격비교 서비스 '카카쿠닷컴'이 등장했다.

다나와는 소비자를 보고 있다. 소비자가 앞으로 쇼핑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나타낼지에 주목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으로 온라인쇼핑을 즐길 수 있는 가격비교 서비스는 물론 쇼핑 편의를 높이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구하고 싶다. 이 같은 과제를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 해결하겠다. 소비자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며 경영에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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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환 다나와 대표는

인하대 전자계산학과와 서강대 경영대학원(MBA)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선임연구원으로서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몰두했다. 1993년 미국 데이터베이스(DB) 전문업체 로터스코리아 기획이사로 자리를 옮겨 SW 개발, 마케팅, 기획 등을 거쳤다.

손 대표는 다나와 창립자이자 공동대표인 성장현 대표와 인하대 전자계산학과 동문이다. 성 대표의 '도와달라'는 한 마디에 다나와 합류를 결심했다. 그는 다나와가 세상에 나온 2001년부터 현재까지 최고경영자(CEO)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대담=김승규 전자자동차유통부장

정리=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