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58>해외 창업의 기회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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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스마트공장, 블록체인 등 분야를 기반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는 한 가지 공통된 고민거리가 있다. 다름 아닌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 인력은 2018~2022년에 3만명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신성장동력 부분에서 대거 인력 양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금 현재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가들은 이들 인력이 양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효한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해외 창업이다.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신성장 부분의 인력 부족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국가들은 해외 우수 인력 내지 창업가를 유치해 이들 산업 부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적극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 우수 인력의 국내 유치 및 창업 활동은 기존 국내 기업과의 교류·연계로 이어져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원천으로 활용 가능하다. 또 외국인 창업자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글로벌 협업 중심의 기업문화, 환경을 조성과 해외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해외 국가가 외국인 예비창업가를 적극 유치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의 경우 자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고용을 촉진하는 것으로, H-1B 비자와 같은 외국인 취업에 대한 제한은 강화하지만, 외국인 창업은 장려하겠다는 취지를 유지한다. 미국은 자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업자에게 스타트업 비자를 7만5000개 쿼터 내에서 발급하고 있다. EB-6는 VC나 엔젤투자자의 투자를 받은 창업자에게 발급되며, 2년간 거주가 가능하고, 이후 요건 충족 시 영주권도 취득 가능하다. 2017년에는 미국 내 스타트업을 설립해 운영하는 외국인 기업가에게 비자 없이 최대 5년간 임시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새로운 규정도 마련했다.

싱가포르 경우 자국 내 창업을 희망하는 창업자를 위해 'Entre Pass' 비자를 회사 설립 후 6개월 이내 신청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Entre Pass비자 만료 2개월 전에 갱신하며, 갱신 횟수 제한 없을 뿐만 아니라 총사업비 15만싱가포르달러 이상, 현지인 4명 이상 고용한 경우, 동반가족 비자(DP:Dependant's Pass, 배우자 및 21세 미만 미혼 자녀)나 장기거주 비자(LTVP: Long Term Visit Pass) 발급 가능하다.

중국은 베이징시 공안부를 통해 2016년 3월 베이징 혁신발전을 위한 출입국 정책조치 20조항을 제정하여 새로운 비자 및 영주권 정책을 시행 중에 있다. 베이징 시를 중심으로 미래 신산업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우수 인력의 출입국 환경 원활화, 효율적인 출입국 서비스 제공, 해외 고급인재와 혁신 창업인재의 베이징 영입을 통한 기술혁신 달성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외국인 창업가를 유치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제2의 실리콘밸리 육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IT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를 시작하면서 해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프렌치 테크 티켓(French Tech Ticket)'을 통해 해외 IT 분야 창업자를 유치한다.

프렌치 테크 티켓에 당선된 창업자를 대상으로, 연간 2만5000유로 보조금과 함께 프랑스 비자 취득 혜택을 제공한다. 만약 국내에서 우수 인재를 구하지 못해서 혹은 함께 창업할 기술 기반 동반자를 구하지 못해서 고생하고 있는 예비창업자가 있다면 해외에서 파트너를 찾아보길 권하고 싶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