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웹 30주년, 다시 보는 인터넷

[사설]웹 30주년, 다시 보는 인터넷

12일로 '월드와이드웹(www)'이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웹은 인터넷 사이트를 브라우저로 손쉽게 보여 주는 기술이다. 인터넷이 등장한 지 50년이 됐지만 웹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대중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웹은 1989년 3월 영국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근무하던 물리학자이자 소프트웨어(SW) 공학자 팀 버너스 리가 맨 처음 개발해 공개했다. 주요 외신들은 구글이 월드와이드웹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첫 페이지를 블록 그래픽 형태의 애니메이션으로 장식했다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Web30' '#ForTheWeb' 등 축하 해시태그가 퍼지기도 했다. 제프 자페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 최고경영자(CEO)는 30주년을 기념해 “모든 것을 진정으로 바꿔 놓은 혁신은 없었다”면서 “웹은 가장 영향력 있는 우리 시대 혁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웹 등장 이후 20억개 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열어 주었다.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와 소통 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인터넷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어려울 정도로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러나 밝은 면이 있는 반면에 어두운 면이 있는 법이다. 해킹과 사이버 범죄, 정보 편식, 디지털 격차에 이어 최근 가짜뉴스 유통과 같은 부작용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웹의 아버지로 불리는 팀 리조차도 반성을 촉구했다. 웹 파운데이션에 보낸 편지에서 “정보관리 시스템 제안 30년째를 맞은 오늘 세계 절반은 온라인”이라면서 “축하할 때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을 심사숙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팀 리는 해킹·인터넷 공격, 온라인 괴롭힘, 미끼 클릭과 가짜뉴스, 양극화된 온라인 담론 등을 대표 역기능으로 꼽았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사용하기에 따라 이익을 주기도 피해를 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기술이 주는 편익에 흥분했지만 이제는 역기능에 눈을 돌려야 한다.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과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늦으면 늦을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래야 웹 출시 30주년의 의미도 남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