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세대 아반떼, '가솔린→하이브리드' 주력 전환…현대차 전동화 '가속'

현대차, 내년 상반기 목표로 5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 출격

현대자동차가 국민차로 불리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준중형 세단 '아반떼' 7세대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주력 모델을 가솔린에서 하이브리드(HEV)로 전환한다.

내년 상반기에 등장할 7세대 아반떼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전동화 전략을 가속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신형 아반떼 출시를 시작으로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전 라인업에 걸쳐 현재 15종인 전동화 모델을 내년 31종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시판 중인 6세대 아반떼.
현대차가 시판 중인 6세대 아반떼.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0년 6월 출시를 목표로 7세대 아반떼(프로젝트명 CN7)를 개발하고 있다. 신형 아반떼는 2015년 11월 6세대 출시 이후 5년여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울산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신형 아반떼의 가장 큰 특징은 파워트레인 전동화다. 현대차가 협력사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 예상 공급 물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을 40% 이상으로 잡았다. 기존 아반떼 라인업에서 가솔린 모델 외에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로운 주력 모델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차처럼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개발, 중국 시장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에 아반떼 7세대 신차를 프로모션하면서 대표 모델로 '하이브리드차'를 내세우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신차 판매 확대와 함께 친환경 전동화 차량 제조사 이미지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역대 아반떼 가운데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현대차는 6세대 아반떼 라인업에 액화석유가스(LPG)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지만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처음 선보인 LPG 엔진 기반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 대비 높은 가격과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연평균 3000여대 수준의 부진한 판매를 이어 가다 2013년에 단종됐다.

현대차그룹은 아반떼에 이어 형제 차인 기아차 'K3'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첫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출시를 앞둔 K3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라인업에 포함된다. 아반떼와 K3에 탑재할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을 공유해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급에 대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신차를 내놓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2020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대폭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 기준을 ㎞당 95g으로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완성차 제조사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기아차 주요 시장인 미국은 제조사별 평균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친환경차 의무 판매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 변화에 발맞춰 현대차그룹도 내년을 기점으로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모든 풀체인지 신차에 HEV, PHEV, 전기(EV) 등 전동화 파워트레인 1종 이상을 탑재해서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2020년 전동화 모델을 31종, 2025년 44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