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신임 도서관협회장 "'책만 읽는 도서관' 고정관념 깨겠다"

1인 방송 제작, 디지털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

사진=김동욱 기자
사진=김동욱 기자

“도서관을 1인 방송 제작과 양질 디지털 교육 공간으로 바꾸겠습니다.”

남영준 신임 한국도서관협회장(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도서관에서는 책만 읽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겠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지난달 제29대 도서관협회장으로 선출됐다. 7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남 회장은 “외국 도서관은 책 뿐 아니라 재봉틀 등을 비치하는 등 하나의 큰 작업공간인 곳이 많다”며 “국내 도서관도 1인 방송 제작과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촬영 스튜디오, 편집 프로그램, 1인방송 제작 강의를 도입할 계획이다.

남 회장은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도서관도 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요즘 대다수 아이들의 꿈이 유튜버”라며 “우리가 자랄 때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직업이지만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도서관도 과거처럼 책만 보는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제 도서관에도 과학기술을 입혀야 된다고 밝혔다. 도서관도 적극적으로 대중의 변화상을 따라가면서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서관이 앞장서서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앞장설 방침이다. 도서관은 습득한 지식을 다시 영상 콘텐츠로 생산하는데 안성맞춤인 장소라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디지털 콘텐츠는 범람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는 적다”며 “오히려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콘텐츠가 많아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문학적 지식과 사고를 바탕으로 도서관에서 건전하며 창의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책이란 지식을 비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다시 영상 콘텐츠로 변화시켜 다수에게 나눠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식 생산과 보급에 뛰어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 회장은 도서관협회가 중심이 되면 지속적인 디지털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서관협회에는 국가도서관 5개관, 공공도서관 1042개관, 대학도서관 454개관, 학교도서관 1만1644개관, 전문도서관 596개관 등 총 1만3741개 도서관이 속해있다.

남 회장은 “단일 도서관에서만 디지털 교육을 하면 단발성으로 그치기 쉽지만 전국 도서관이 연계해 정책을 펼치면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교육과 인프라가 갖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