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판매 전기차에 '메이드인 차이나 배터리'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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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에 판매하는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채용한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4년 넘게 중단하면서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이외 모든 국가에 판매하는 전기차에는 국산 배터리를 쓰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하반기 중국에 출시하는 스포츠유틸리티(SUV)형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에 중국 CATL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유럽 모든 국가에 판매되는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는 LG화학 제품을 쓰지만, 중국 정부의 시장 보호 정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부품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체 선정하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추천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 LG화학·삼성SDI 등의 국산 배터리 업체를 처음 등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중국서 생산하더라도 중국 업체가 아니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전략을 바꿔 중국 CATL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했다. 중국에 출시하는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와 베이징모터스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에서 생산한다.

업계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차량 제작사와 파워트레인 등 엔지니어링 조합을 한번 맞추면 쉽게 바꿀 수 없다. 한국 차의 중국 배터리 채용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한국산 배터리 거부는 기아차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도 베이징모터스와 배터리팩 합작사인 'BESK'를 설립했지만, 중국 정부 시장 견제로 생산 가동이 잠정 보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도 외국 배터리 제조업체는 중국 정부의 시장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며 “중국 정부가 2021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기 때문에 시장 자율 경쟁이 예상되지만, 중국의 자국 시장 보호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를 포함해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GM, BMW, 벤츠, 폭스바겐 등도 중국 전기차에 한해 CATL의 배터리를 채용한다. CATL은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 파나소닉과 LG화학, 삼성SDI 등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이 회사는 애플의 배터리 독점 공급사인 중국 ATL의 자회사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