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女인력 '양성'보다 '활용'으로 나가야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토론회가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토론회가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우수한 이공계 여성인력이 과학기술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이들이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과 국회4차산업혁명포럼이 함께 주최한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국회포럼 '이공계 여성의 산업현장 일자리 확대방안' 토론회가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여성 과기인 출신 신 의원은 “신규채용 된 여성비율은 26%대를 상회하지만 승진자 중 여성 비율은 16%, 보직자 중 여성 비율은 9.5%에 그쳐 고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비율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최신 기술 습득이 중요한 이공계의 특성 상 결혼·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0년간 여성 연구개발(R&D) 인력은 5.4%에서 20.1%로 증가했다”면서도 공공·대학에 비해 기업에서는 증가세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30년간 여성 R&D 인력은 전체 연령층에서 증가한 편인데 공공연구기관은 20대, 30대에서 늘었고, 대학은 30대와 40대에서 증가가 뚜렷했다. 기업체도 20대와 30대에서 여성 비율이 증가했지만 40대 이상에서는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연령이 상승할수록 여성 비율이 급격히 감소해 여성 연구원의 일과 가정 양립, 이직후 재진입의 어려움을 시사한다”며 “경력과 고용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이공계 전공자는 증가했지만 '과소' 활용은 여전해 이제는 '양성'보다는 '활용'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정책 초점을 '신규채용'에서 '경력개발과 유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공계 女인력 '양성'보다 '활용'으로 나가야

패널토론에 나선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사회 제도적으로 여성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여성고용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용에서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임혜숙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학장은 제도와 개인의 노력도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학장은 “노동시장으로 진입한 20대 여성이 50대 혹은 그 이후까지 경력을 개발·유지할 수 있도록 최신 기술 재교육 기회 등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개인도 가족 돌봄이 자신의 몫 내지는 자신이 주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육아와 돌봄에 있어 가정 내 체계(도우미, 남편의 역할 정립 등)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