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5000억' 영등포역사 운영권 입찰···롯데·신세계·AK 3파전

'연 매출 5000억' 영등포역사 운영권 입찰···롯데·신세계·AK 3파전

연간 5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영등포 역사 상업시설 운영권을 놓고 유통 대기업들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수성을 원하는 기존 사업자 롯데에 맞서 영등포 시장 패권 장악을 노리는 신세계와 역사 상업시설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AK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를 통한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해 28일 최고 가격 입찰자를 낙찰자로 결정하게 된다. 최저입찰가는 216억7343만1000원이다. 입찰에 참가한 기업들은 모두 사전심사를 위한 제안서 평가를 무난히 통과했다.

민자역사인 영등포역은 2017년 말 30년 점용 기간이 만료돼 국가로 귀속됐다. 역사에 입주한 상인이 사업을 정리할 수 있게 내준 임시 사용허가가 올 연말 끝나 새로운 사업자 선정에 나서는 것이다. 이번 입찰에서 새로 선정된 사업자는 6개월간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연 매출 5000억' 영등포역사 운영권 입찰···롯데·신세계·AK 3파전

롯데는 운영권을 반드시 지켜낸다는 각오다. 사실상 출점이 제한된 상황에 이들 점포를 경쟁사에 빼앗기는 것은 유통업계 1위 업체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다는 내부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이다.

영등포역사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최근에도 꼬박꼬박 연매출 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 유동인구가 많고 홍보효과도 높아 미래 활용가치가 높은 알짜 매장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롯데는 그룹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은 입찰가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입점상인과 계약 승계 등 기존 사업자로서 이점도 충분히 살릴 계획이다.

신세계도 의지를 높이고 있다. 이번 입찰은 지난 1월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긴 데 대한 설욕전 성격도 있다. 신세계로서는 약 300m 거리에 기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자리하고 있어 영등포 역사를 차지할 경우 영등포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할 수 있다. 지하 통로를 통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984년부터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을 운영해 지역 상권 분석과 고객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면세점 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영등포 역사에 입성한다면 면세점 입점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AK플라자도 전담팀을 꾸릴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8월말 구로본점을 폐점하면 서울 서남권에 대형 유통몰이 사라져 서울 시내 매장이 절실하다. AK는 수원, 평택, 홍대 복합역사 등 역사 운영 경험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AK는 전체 6개 점포 중 4개 점포가 역사 점포인 만큼 전문성이 높다. 다만 자금력에선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에 밀린다는 평가다.

업체들은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영등포역사를 따내기 위한 최대 관건은 결국 입찰 금액이다. 롯데가 영등포역사를 사수하기 위해 높은 금액을 써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신세계도 그에 못지않은 거액을 베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 기간이 기존 최대 10년(5+5년)에서 20년(10+10년)으로 연장하고 재임대도 허용하는 철도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업체 관심이 높아졌다”며 “최고가를 써내기 위한 눈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