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일제히 모바일신분증(DID) 연합전선 참여...통신-금융 얼라이언스, 판커지는 DID시장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분산ID·DID) 생태계 마련을 위한 연합전선을 형성한다. 어느 통신사를 이용하더라도 손쉬운 본인인증을 통해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공공민원과 금융거래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3사 일제히 모바일신분증(DID) 연합전선 참여...통신-금융 얼라이언스, 판커지는 DID시장

국제적으로 진행되는 DID 표준화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금융권도 별도의 얼라이어스(연합)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11일 금융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꾸려진 '블록체인 기반 ID·인증 네트워크 프로젝트'에 KT와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일제히 합류했다. 프로젝트는 코스콤, 코인플러그,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SK플래닛, 해치랩스 등 금융권과 증권 유관기관·핀테크기업도 참여한다.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는 “최근 KT까지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어느 통신사를 이용하더라도 동일하게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완전히 갖추게 됐다”면서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에도 모바일 신분증을 기본 탑재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신분증은 흔히 분산ID, DID 등으로 불린다. 블록체인의 암호학적 특성에 기반을 두고 사용자 신원 정보를 각 서비스 제공 기관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관리·통제한다.

이통3사 일제히 모바일신분증(DID) 연합전선 참여...통신-금융 얼라이언스, 판커지는 DID시장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ID카드 등에 신원 정보를 저장하고, 신원 증명이 필요할 때 통신사나 금융회사 같은 발행자가 본인인증 또는 실명인증 등을 거쳐 서비스 제공 기관에 전달하는 형식이다. 신원 정보 외에도 은행 계좌정보, 개별 사용기관의 ID 등을 저장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통신사가 일제히 분산ID 시장에 진입하는 이유도 휴대전화 본인 인증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년전부터 이용자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휴대폰 인증만으로 전자상거래부터 제증명 발급 등 다양한 업무가 가능하다.

이보다 앞서 4월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선보인 본인인증 공동 브랜드 '패스(PASS)' 역시 본인인증 이용 범위를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비상장주식 거래와 대학교 등 제증명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우선 적용하는 단계”라면서 “향후 전자상거래와 마이데이터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연합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를 확보하는 것이 숙제다.

금융권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아이콘루프는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 NH농협은행, 보험회사 2~3곳 등 금융권과 전자상거래 업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연내 마이아이디(my-ID) 얼라이언스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제도 등 제반 여건도 갖춰졌다. SK텔레콤 컨소시엄 프로젝트는 지난 4월 정부가 지원하는 민간 주도 국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컨소시엄의 세부 서비스에 해당하는 코스콤의 비상장기업 주주 명부 및 거래활성화 플랫폼은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돼 11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콘루프의 마이아이디도 지난달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돼 연내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마이아이디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금융 회사가 요구하는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 가운데 두 가지를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금융권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비대면 계좌 개설부터 이어지는 다양한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핀테크 기업과 지방은행, 전자상거래 업체 등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표준화 논의가 진행과 함께 각 연합의 우군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등 정부가 DID의 테스트에 적극 나선 이유도 활발한 논의를 통해 국내 기업이 국제 표준화 경쟁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실제 웹 기반 기술표준화를 추진하는 단체인 W3C는 DID와 신원 증명과 관련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IBM 등 글로벌 정보기술(IT)회사와 마스터카드 등 금융권, 유포트(uPort) 등 분산ID 플랫폼 업체 등으로 이뤄진 분산ID 재단 DIF 역시 관련 기술과 규격 개발에 한창이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ID야 말로 가장 안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신원증명 체계 가운데 하나”라면서 “통신과 금융, 대학, 공공기관 등 DID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성원 간 연합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