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배터리, 글로벌 공세...주요 10개 전기차 중 6개 탑재

신형 10개 중 6개 모델 중국 CATL 배터리 채택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신형 전기차 10개 모델 가운데 6개 모델이 중국 CATL 배터리를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년 전만 해도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는 모두 한국산 아니면 일본산이었다. 중국은 자국 내 전기차 시장에 한국 등 외산 배터리 사용을 금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와 손발을 맞추며 배터리 경쟁력을 높였다.

21일 본지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최신형 전기차 10개 모델 배터리 탑재(중복 채택 있음) 현황을 분석한 결과 LG화학은 8개 모델에, 중국 CATL은 6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4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은 포르쉐(타이칸), 벤츠(EQC), 르노(조에)에 배터리를 단독으로 공급한다. 푸조(e-208), DS(크로스백E), 아우디(이트론), 폭스바겐(ID시리즈), 볼보(XC40E)에는 다른 배터리 업체와 함께 공급사로 선정돼 있다. CATL은 미니(쿠퍼SE), 폭스바겐(ID시리즈), 아우디(이트론), 볼보(XC40E), 푸조(e-208), DS(크로스백E) 6개 모델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SDI은 BMW(iX3), 폭스바겐(ID시리즈), 아우디(이트론), 미니 등 4개 브랜드의 최신형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대부분 LG화학,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가운데 한 곳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폭스바겐만 파나소닉과 삼성SDI를 복수 공급업체로 뒀다. 이후 완성차업계가 배터리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한국산 다음 두 번째 공급업체로 중국 CATL이 빠르게 지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전기차는 최소 3년 이전부터 개발에 착수한다. 이 때문에 출시 초기 물량은 대부분 한국산 배터리를 썼다. 그러나 판매량 증가에 따른 추가 물량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더 많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푸젠성에 위치한 CATL R&D센터.
중국 푸젠성에 위치한 CATL R&D센터.

르노도 아직까지 단독 배터리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판매 차종 다변화로 멀티 밴더로 중국 배터리를 채택할 공산이 크다. 중국 CATL은 유럽 완성차 업체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략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를 제재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동화에 따른 배터리시스템 기술 및 공급 관계를 유지했다. 노하우가 쌓이면서 독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CATL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SDI의 배터리 타입인 '각형'과 LG화학·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 방식의 모든 제품을 갖췄다. 중국 CATL은 삼성SDI, LG화학 등의 모든 기존 공급처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엔 복수 벤더로 참여했다가 물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이 LG화학과 삼성SDI의 추가 물량을 낮추겠다고 선언한 것도 CATL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21일 “중국 배터리의 글로벌 공세는 중국 정부가 외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배제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면서 “CATL은 투자에 소극적인 한국 업체에 비해 증산 대응력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표】신형 글로벌 전기차 10대 배터리셀 공급 현황(자료: 각사. 복수공급있음)

中배터리, 글로벌 공세...주요 10개 전기차 중 6개 탑재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