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첫 중형 전기버스 내년 3월 양산…'어린이버스' 시장 공략

현대자동차가 첫 중형 전기버스를 내년 3월부터 본격 생산한다. 정부 친환경차 보급 정책과 중국 전기버스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수요처와 보조금을 고려해 어린이 통학버스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중형버스 카운티 기반 전기차 '카운티 EV'를 개발 중이다. 기존 현대차 승용 전기차에 탑재했던 소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전기구동 모터를 조합했다.

현대차 카운티 어린이버스.
현대차 카운티 어린이버스.

현대차는 지난해 여름 카운티 EV 개발 승인을 받는 등 양산 준비를 해왔다. 현재 프로토타입 모델을 제작해 도로 주행을 통한 성능 평가 단계에 있다. 올해 연말까지 상품화를 마무리한 뒤 내년 2월부터 시험 출고를 시작, 3월 중순부터 현대차 상용차 생산거점인 전주공장에서 정규 양산에 돌입한다.

카운티 EV는 배터리 크기와 주행거리에 따라 2종으로 구분된다. 64㎾h 배터리를 탑재한 장축 모델(1회 충전 시 주행거리 105㎞)과 128㎾h 배터리를 얹은 초장축 모델(202㎞) 두 가지다. 현대차는 주행거리가 긴 초장축 모델 판매 비중을 70%로 예상했다.

카운티 EV는 어린이버스와 마을버스 시장에 최적화해 개발했다. 어린이버스는 후면에 비상문을 새롭게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마을버스 모델은 실내 좌석을 차량 특성에 맞게 배치한다. 아울러 시트 디자인을 변경하고, 사륜 디스크 브레이크, 매립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버튼 시동 스마트키 등을 추가해 상품성도 개선한다.

현대차는 카운티 EV 출시 첫해 판매 목표를 200대로 잡았다. 초기 물량은 관공서를 중심으로 보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부터 규모를 점차 확대해 2025년 이후 3800대 수준까지 판매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노후 디젤차의 수도권 주요 도로 진입을 규제하는 수도권 대기환경특별법이 본격 시행되면 어린이버스와 마을버스 시장에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수요를 예상하는 곳은 어린이버스 시장이다. 그동안 어린이버스 시장은 디젤차 외에 선택권이 없어 친환경차 필요성이 지적돼왔다. 현대차는 카운티 EV 어린이버스 모델 출시 첫해 170대를 시작으로 연 340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어린이버스 시장 판매 목표는 3400대에 이른다.

다만 현대차는 전기버스 보급이 초기 단계인 마을버스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긴 주행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마을버스 운행 특성 때문이다. 내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30대씩을 마을버스로 시범 보급한 이후 충전 인프라와 상품성을 개선, 2025년부터 300대 이상씩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내놓을 카운티 EV는 1세대 중형 전기버스로,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한 초기형 모델”이라면서 “전기버스 수요 증가에 따라 현대차가 조만간 2세대 중형 전기버스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