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부생수소 연료전지 사업 중국 진출 추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 두산그룹 제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 두산그룹 제공]

두산그룹이 부생수소 연료전지를 중국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내수에 국한된 발전용 연료전지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연료전지 사업부문이 별도 법인화한 데 맞춰 관련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부생수소 연료전지를 중국에 제작,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전략을 세웠다. 이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꾀하는 것은 ㈜두산이 처음이다.

㈜두산은 2017년 주요 부품을 98% 국산화한 부생수소 연료전지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업체가 중국 시장에 주목한 것은 시장 잠재성이 크기 때문이다. 발전 원료인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발전원으로 활용할 기업들이 많다.

애초 부생수소 연료전지는 전지라는 이름 탓에 축전식 건전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기를 만드는 발전설비다. ㈜두산은 제철산업과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순수 수소를 활용한 발전 주기기를 납품한다.

현재 중국 내에는 부생수소를 만들 수 있는 화학공장과 제철소들이 많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조강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허베이철강, 샤강 등 세계 10대 철강사 가운데 절반이 중국 기업이다. 석유화학사는 가장 최근 집계된 2014년 기준으로 2만9134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할 수요는 충분하다. 현재 중국 정부는 '수소 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20여개 성과 시는 수소에너지 발전계획과 수소연료 자동차 발전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가 중요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은 해외 영업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독자 경영체제를 꾸려 급변하는 연료전지 시장에 대응 가능토록 민첩성을 높였다. 지난 13일 ㈜두산은 부생수소 연료전지 부문을 영위하는 퓨얼셀 사업부문(BG)을 두산퓨얼셀로 인적 분할하는 안을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두산은 이미 인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도 관련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을 포함한 국외 진출이 단기에 성사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나라와 같이 연료전지를 설치할 때 정부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설치 강제조항 등을 두고 있는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중국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중국 내에선 어디서든 수소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특정 지역과 회사를 정해놓고 영업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세계 연료전지 시장이 초기 단계이다 보니 관련 수요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 “각국 신재생 발전설비 수요 등을 면밀히 파악해 영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