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세먼지 저감, 가로등·고층빌딩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자

송재용 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송재용 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비가 내리면 반갑다. 요즘이야 더위 해소 때문이지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겨울철에는 잠시나마 미세먼지 걱정에서 해방되니 어찌 반갑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미세먼지(PM10)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가운데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먼지를 말한다. 통상 공장에서나 자동차 운행, 음식물 조리 등 연소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대기 오염 물질이다. 입자가 2.5㎛보다 더 작아지면 초미세먼지(PM2.5)라고 부른다. 미세할수록 사람이나 동물이 호흡할 때 체내에 더 깊이 침투하기 때문에 관리 핵심 대상이다.

산업혁명 발상지인 영국은 1952년 겨울, 불과 일주일 동안 지속된 런던 스모그 사태로 1만여명의 인명 피해를 봤다. 당시엔 석탄을 때던 시절이어서 석탄 연소 과정에서 나온 그을음 짙은 연기와 안개가 혼합돼 스모그를 형성했고, 공기가 정체되면서 노약자 중심으로 많은 호흡기 피해자를 낳은 것이었다.

첨단 산업 시대인데 먼지 정도야 얼마든지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대기오염 원인은 에너지 문제와 밀접한 데다 우리나라는 편서풍을 타고 이웃 중국에서 과거엔 황사, 지금은 중국 동부 연안의 임해 공단에 밀집된 발전소와 공장들에서 뿜어 대는 대기 오염 물질이 미세먼지 형태로 우리나라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통상 중국과 국내 영향이 5대 5는 되는 것으로 본다. 멀리 떨어진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그곳에 사는 중국 국민은 또 얼마나 힘들까.

어떻든 우리만 잘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게 문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나선 이유가 그것이다. 당장 투자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국내로는 발전소, 공장, 자동차 연료 등을 개선하는 것보다 나은 예방 대책이 없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는 어찌할 것인가. 정부의 노력을 거드는 뜻에서, 엉뚱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조금은 현실에 맞는 비용 효과 방법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 가로등과 신호등 꼭대기를 비롯해 고층빌딩이나 높이가 있는 각종 구조물 상단에 피뢰침같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서 작동시키자. 미세먼지가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보되면 예고된 시각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는 것이다.

여러 차례 서해 상공에서 실시한 인공강우 실험이 실패한 바 있다. 인공강우를 성공한들 그 강우 면적은 매우 제한된 반면에 비용은 천문학 규모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생활 주변 미세먼지를 효과 높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도로변 가로수도 미세먼지로부터 피해를 볼 테니 미세먼지에 강하면서 먼지를 흡수하는 공기정화 식물로 바꿔 나가자. 남는 땅엔 나무를 심어 경관도 살렸으면 좋겠다.

셋째 자동차를 탈 때마다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죄책감이 드는 가운데 누군가 앞차의 미세먼지를 뒤차가 잡는 간이 미세먼지 정화장치를 만들면 좋겠다. 수돗물 고도 정수에 쓰이는 멤브레인을 이용하면 초미세먼지도 걸러지지 않을까.

넷째 자동차는 수명의 95%가 주차에 쓰인다. 이처럼 놀고 있는 자동차를 빌려서 태양광 에너지로 정화시설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 구매 조건부로 누군가 간이 정화시설을 만들고 공공기관에서 의식 있는 운전자에게 나눠 주면 좋을 것 같다.

다섯째 저속으로 달려야 좋은 시티투어 버스나 어르신 전용 저상버스를 개조해서 진공청소 기능을 겸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큰 것에는 놀라지만 작은 것에 감동한다. 청정 자연 에너지만으로 미세먼지 없는 세상이 올 날을 바라면서 당장 올 가을엔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들이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송재용 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j.song@pk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