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선점한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AWS 등 외산 출격

아마존웹서비스(AWS), 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이 국내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다. KT, NHN 등 국내 기업이 선점한 금융 클라우드 시장 점유 경쟁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보안원 등에 따르면 AWS,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은행·보험 등 국내 금융사와 함께 금융보안원 클라우드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성 평가는 올해 개정 시행된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마련됐다. 안전성 확보 조치 등 금융 분야의 특수성이 반영된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이용 가이드라인 130여개 항목을 준수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주요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이용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는 금융사가 직접 신청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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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등 국내 기업이 평가를 먼저 통과했다. KT는 KEB하나은행,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는 IBK기업은행, NHN은 KB금융그룹과 각각 금융보안원 안전성 평가를 실시했다. 외국계 기업은 아직이다. 국내 금융사가 모두 은행 등 제1금융권과 안전성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외산은 보험 등 주로 2금융권 기업과 평가에 나섰다.

AWS, MS, 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이 금융사와 함께 평가 절차를 밟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기업은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한 부분적합 판정을 받고 국내 금융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IBM도 안전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면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경쟁은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KEB하나은행이 KT와 오라클, KB금융그룹이 NHN, IBK기업은행이 NBP 클라우드 서비스를 각각 채택하는 등 민간 클라우드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한화생명 등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국내 기업의 경쟁 우위가 점쳐진다. 금융보안원 안정성 평가를 먼저 통과한 것은 물론 보안성 측면에서 외산 대비 안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KT, NHN, NBP 등 3사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클라우드 보안인증 등 국내 클라우드 관련 보안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보험·증권 대비 강력한 보안성을 요구하는 은행 클라우드 시스템 사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데이터센터 확인 등 일부 평가 항목은 외국계 기업이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다만 대다수 금융사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나 IBM 메인프레임 등 외산 시스템 소프트웨어(SW)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클라우드 시장에서 외산 돌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W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는 국산과 외산 서비스를 병행 사용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면서 “평가 통과를 전제로 당장 기술력이나 서비스 범위 등을 고려할 때 서비스형플랫폼(PaaS) 또는 서비스형SW(SaaS), 코어시스템 등에는 외산 클라우드를 활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