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에 맥주업계 지각변동…'테라' 톱3 첫 안착

日 불매운동에 맥주업계 지각변동…'테라' 톱3 첫 안착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며 편의점 맥주 시장이 변화를 맞고 있다. 일본 맥주가 유니클로 등 패션 브랜드와 함께 대표 불매운동 제품으로 특정되자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일본맥주 판매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은 국산맥주가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달 790만4000달러에 비해 45.1% 감소한 것이다. 특히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98.8% 급감했다.

이런 현상은 편의점 맥주 매출액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편의점 업계가 불매운동 일환으로 일본 맥주 브랜드를 '4캔 1만원' 등 할인행사 대상에서 제외한 후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A편의점의 경우 지난해 20% 수준을 기록하던 일본 맥주 매출 구성비는 지난달 13%로 떨어졌고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는 1.8%로 추락했다. B편의점 역시 지난달 9.7%로 10% 벽이 무너졌고 이달에는 2.4%로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국산 맥주 매출 구성비는 상승했다. A편의점의 작년 7월과 8월(1~18일) 매출 구성비는 각각 40.0%, 39.6%를 기록했으나 불매운동 이후 꾸준히 증가해 이달 18일까지 47.9%를 기록하며 50% 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B편의점의 경우 7월 국산맥주는 45.2% 매출 구성비를 기록했지만 이번 달의 경우 51.8%로 매출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판매 순위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다. A편의점에서 500㎖ 캔 기준 지난해 7월 아사히 1위, 기린이치방 7위, 삿뽀로 8위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불매운동 이후 아사히는 7위로, 기린이치방과 삿뽀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달에는 세 제품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B편의점에서도 지난달 아사히 5위, 기린이치방 12위, 삿뽀로 13위 등을 차지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세 제품 모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A편의점의 이달 판매순위 1위는 오비맥주 카스, 2위는 칭따오가 차지했고, 3위에는 하이트진로 테라가 하이네켄을 제치며 톱3에 이름을 처음 올렸다. 5위는 호가든이 차지했으며 이후 스텔라, 1664블랑, 버드와이저, 필라이트후레쉬, 기네스흑맥주 순으로 톱10을 차지했다.

B편의점에서는 카스, 칭따오, 하이네켄, 1664블랑이 전월과 같은 1~4위를 차지했으며 뒤이어 호가든, 테라, 클라우드, 스텔라아르투아가 톱10에 들었다. 테라와 필라이트, 클라우드 등 국산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는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애국 마케팅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특히 맥주의 경우 불매운동 대표 제품으로 인식되며 시장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