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성, 우리 손으로 만들고 발사한다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 손으로 발사하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22년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국산 발사체를 활용해 우주로 쏘아 올리기로 확정했다. 2021년에 발사하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활용한다.

정부는 누리호를 두 차례 발사해 기술력을 입증한 뒤 이듬해 곧장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 이후 발사할 위성도 자력 기술로 발사할 방침이다. 이때가 되면 우리나라도 '우주개발 기술자립'이라는 오랜 꿈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인공위성 개발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국산화를 이뤄 왔다. 스스로 인공위성 시스템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세부 기술까지 우리 지분을 계속 늘려 왔다. 이번 계획의 중심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 역시 국내 미확보 핵심 기술 네 가지를 적용한다.

지난해 12월 발사한 '차세대 소형위성 1호'는 당시 미확보 기술을 무려 7가지나 채워 넣었다. 그러나 위성 발사만은 외국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비효율로 이어졌다. 해외 발사체 이용비, 먼 발사 장소까지 위성을 옮기는 운송비용이 수백억원에 이른다.

때로는 숱한 발사 연기도 감내해야 했다. 지난 2013년에 발사한 아리랑 5호는 발사 장소인 러시아와 대행사 간 문제로 오랜 기간 우주로 향하지 못했다. 위성 개발을 마치고 무려 2년이 지난 뒤에야 발사할 수 있었다. 발사체를 보유하지 못한 나라가 짊어져야 하는 설움이다.

이번 정부의 결정은 이 같은 문제를 일거에 해소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난도가 높은 우주개발 사업이어서 확신할 수는 없다. 2021년 누리호 본발사에 차질이 생기면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발사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배수진을 쳤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발사에 해외 발사체 활용과 같은 '플랜B'는 계획에 없다. 그만큼 강렬한 염원을 담아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우리의 오랜 숙원인 위성 자력 기술 발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길 기원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