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만 영업이익률 껑충…면세점, 수익성 양극화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단체관광객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단체관광객

올해 상반기 면세점간 수익성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선두 사업자인 롯데·신라면세점은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대폭 개선하며 안정된 성장을 이어간 반면, 후발주자 면세점들은 수익성이 급감하며 대조를 이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OPM)은 6.1%로 작년 상반기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상반기 순매출액이 2조9062억원으로 전년대비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778억원)은 무려 14.7%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폭이 더 컸다.

신라면세점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6.2%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 대비 0.8%포인트 뛰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6.1% 증가한 1519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도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 향상에 보탬이 됐다.

양사는 2분기에 대형 중국인 보따리상 유치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었지만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덕분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철수한 인천공항 임대료 지출이 줄어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에 후발 면세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점 빅3 구도를 형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형 확대에 치중한 탓에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신세계면세점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5.4% 급감한 299억원에 그쳤다. 롯데가 반납한 인천공항 사업장을 가져온 데 이어 강남점을 새로 오픈하며 인테리어·마케팅비 등 투자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몸집은 두 배로 불어났지만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작년 상반기 5.9%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2.0%로 급락했다. 그러나 신세계는 당분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외형 확장에 더 힘을 싣기로 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사업장 확대로 매출 규모가 늘면 교섭력이 높아지고 매입단가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라도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중국인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한 송객수수료도 선두 업체들은 10% 수준에 그친 반면, 후발주자들은 30%를 넘어서며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했다.

실제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적자 폭만 커졌다. 사업장이 무역센터점 한 곳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가 무려 430억원에 달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의 경우 불어나는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상반기 면세사업에서 200억원의 적자를 거둔 탓에 백화점 호조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6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