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그후]해적방송 영업 재개···일부 CP 저작권 침해 대응나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IPTV 인터넷 회선에서 채널을 불법 추출해 유료로 서비스하는 해적방송 업체가 영업을 재개했다. 경찰 수사 등으로 사건이 확대되지 않자 막판 가입자 모집에 나서는 양상이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IPTV는 계획대로 채널 보안 강화 작업을 진행 중이고 일부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저작권침해에 대응하기로 했다.

해적방송 업체 '탑이슈'는 이달 신규 가입자 모집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탑이슈는 지난달 비공개로 전환했던 상품 및 가격표, 대가를 받기 위한 계좌번호 및 페이팔 계정 등을 재공지했다. 계좌번호 예금주, 페이팔 계정명 등을 종합해볼 때 본인 명의 통장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해적방송 업체 탑이슈의 상품표
해적방송 업체 탑이슈의 상품표

탑이슈는 주로 해외거주 한국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연간 결제자에 한 해 내국인 가입도 받는다. 가격은 화질, 시청인원에 따라 월 5~20달러(연간 50~200달러)로 차등을 뒀다. TV·영화 주문형비디오(VoD)도 월 5달러(연간 50달러)에 별도 서비스한다.

해적방송 업체는 추출한 채널 정보를 활용해 자체 서버를 구축한 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사가 정확한 해적방송 규모를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적방송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건 국내 CP다. 콘텐츠 공급·수급계약에서 콘텐츠 유출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유료방송사에 명시적 콘텐츠 보호 의무가 없다. 법적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국내 CP는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국내 대형 CP 관계자는 “웹하드, P2P 등을 통해 콘텐츠가 유통된 사례는 많아도 유료방송 플랫폼이 해킹돼 유출된 건 처음”이라며 “저작권 담당팀에서 해적방송 업체를 상대로 경고조치 등 대응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IPTV 중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채널 보안 강화작업을 완료했고 SK브로드밴드는 이달 초 40여개 채널을 시작으로 수신제한시스템(CAS)을 고도화하고 있다. 곧 70여개 채널에 기술을 추가 적용할 예정이다. 시청 장애 우려를 고려해 비주류 채널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회선에서 채널을 추출하더라도 디코딩이 되지 않도록 수신제한시스템(CAS)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작업이 끝난 채널 화면으로 영상은 물론, 음성까지 차단돼 시청이 불가능하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회선에서 채널을 추출하더라도 디코딩이 되지 않도록 수신제한시스템(CAS)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작업이 끝난 채널 화면으로 영상은 물론, 음성까지 차단돼 시청이 불가능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