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4차 산업혁명과 5G시대 교육방법

김정석 토포로그 수석전문위원
김정석 토포로그 수석전문위원

2016년은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로 대한민국 전체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충격파를 맞은 해였다. 지식인들은 곧 다가올 미래를 힘줘 강조했다. 매스컴 역시 앞 다퉈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을 진지하고 흥미롭게 다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감하지 못했고, 그 여파도 오래가지 않았다. 특히 산업과 밀접한 관계에 없는 교육계는 더욱더 거리감이 컸다. 학부모들의 관심 역시 명문대를 향한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초·중·고 교원들은 단발성으로 4차 산업혁명 연수를 한두 번 받았다. 그러나 ICBM(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으로 대표되는 연수 내용은 모두 추상 형태의 이야기뿐이어서 학교 현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은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로 에듀테크다. 에듀테크는 코딩 교육뿐만 아니라 3D프린팅이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교육, AI 활용 교육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의 한 방송통신고교는 VR로 입학식, 현장 학습을 한다. 첨단기기 활용이 일상화됐다. 일본은 올해부터 AI로봇 영어교사를 500개 중학교에 도입했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는 여전히 TV나 빔프로젝트를 활용한 간접 체험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보충 수업으로 월 1~2회 정도 현장체험 학습이 이뤄진다.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보는 것은 수동형 교육 방법이다. 일상 성격인 것이다 보니 학습 몰입을 유도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는 현장체험 학습은 생생한 교육 방법이긴 하지만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장체험이 필요한 유명 관광지에는 학생과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여유 있게 학습할 수 있는 공간도 시간도 아닌 분위기가 빈번하다. 석굴암 같이 유리막으로 보호돼 있는 문화재는 현장에 간다고 해도 제대로 학습을 할 수 없다.

독도나 비무장 지대와 같이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현장학습조차 어렵다. 첨단 장비 생산과 공사 현장은 현장학습 자체가 안 된다. 방문이 어려운 해외 문화재는 방문 체험을 자주 하기도 쉽지 않다.

사진·동영상 자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하고 학습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VR·AR다.

VR·AR는 이용자에게 현실과 유사하거나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효과 높은 플랫폼이다. 이러한 학습 방법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최근에 5G 통신이 개통되면서 대중화가 가능하게 됐다.

누구나 자신의 스마트폰 360 VR를 이용해 제공되는 VR 체험학습에 접속하고, 저렴한 VR기기만 구입하면 첨단 가상 학습을 생생하고 충분히 체험할 수 있다.

학생들은 사진과 동영상 학습 시 수동형 관람자에서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능동형 참여자가 된다. AR를 이용하면 실물 형태의 교실 공간과 가상 형태의 현장 공간을 긴밀하게 연결, 생생한 몰입 교육을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학습 방법으로 VR와 AR를 혼합한 혼합현실(MR)을 교육에 도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오늘날 선진 교육 전문가들은 교사가 가르치는 교육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폭증하는 지식 양을 기존 문법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안은 다양한 에듀테크 활용과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부분을 스스로 찾아서 학습하도록 유도라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코딩·메이커 교육이다. 학생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게 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체험 학습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코딩, 3D프린팅, VR·AR 등 첨단 기능이 가까운 곳에서 지원돼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아직 간접 경험에 집중하고 주입식 지식 교육에 매진해서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선진국은 첨단 학습 방법 중심으로 창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 당국과 교육자들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김정석 토포로그 수석전문위원 kjung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