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9]본격화하는 '접는' 스마트폰 시대...한국이 패러다임 주도

갤럭시 폴드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IFA2019 삼성전자 전시관의 갤럭시 코너가 북적거리고 있다. 이영호기자youngtiger@etnews.com
갤럭시 폴드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IFA2019 삼성전자 전시관의 갤럭시 코너가 북적거리고 있다. 이영호기자youngtiger@etnews.com

IFA2019를 기점으로 '접는' 스마트폰 시대가 개막했다. 접는 스마트폰 패러다임은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대표주자는 단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다. LG전자는 LG V50S 씽큐를 내놓으면서 접는 스마트폰 트렌드에 동참했다. 해외 제조사들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면서 스마트폰 폼팩터 패러다임은 전통적인 바(Bar) 타입에서 폴더블로 탈피할 조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공개…LG전자는 V50S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선봬

삼성전자는 IFA2019 부스에서 갤럭시 폴드를 전시했다. 사실상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를 직접 체험하려는 이들로 전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첫 번째 갤럭시 폴드를 내놨지만 각종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출시 연기 강수를 뒀다. 수개월이 흐른 9월, 삼성전자는 개선된 버전의 갤럭시 폴드를 출시했다.

출발은 긍정적이다. 지난 6일 국내에 출시된 갤럭시 폴드는 3000~4000대 수준의 초도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됐다. 출시 직후에 사전 물량이 소진될 만큼 대중 관심은 뜨거웠다. 세계 각국에도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소비자가 이처럼 갤럭시 폴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갤럭시 폴드가 폼팩터 혁신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양산이 이뤄진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다. 덕분에 새로운 폼팩터를 사용하려는 소비자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9에서는 중국 로욜이 세계 첫 폴더블 스마트폰 타이틀을 가져갔다. 로욜은 '플렉시파이'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정작 시장 영향은 미미했다. 원활한 양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면이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성장세가 주춤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IFA2019에서 만난 슬로바키아 출신 외신기자는 “신기술 좋아하는 소비자로서 가격이 비싸지만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 새로운 폼팩터로 시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가격 장벽이 존재하지만, 새로운 혁신기술을 접하기 위해서는 부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에서 온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란 점에서 영향이 상당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은 분명 대중화에 큰 문제”이라면서 “여러 단점과 장벽이 존재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폼팩터가 갖고 있는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IFA2019에 마련한 V50S 씽큐 전시장에서 LG전자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가 IFA2019에 마련한 V50S 씽큐 전시장에서 LG전자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접는' 스마트폰 콘셉트의 V50S 씽큐를 IFA2019에 내놨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폼팩터인 바 타입 스마트폰이다. 듀얼 스크린이라는 액세서리를 통해 접는 스마트폰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LG V50S에는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 폰'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출고가가 240만원에 육박하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V50S는 100만원대 초반 가격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갤럭시 폴드와 달리 가격 장벽은 크지 않다. 즉 일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 제품이라는 것이다.

V50S 자체가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니다. 그러나 액세서리로 접는 스마트폰 기능을 탑재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트렌드에 편승하는 모습이다.

◇해외 제조사, 접는 스마트폰 속속 진출…바 타입에서 폴더블로

IFA2019에서는 화웨이와 TCL가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양산화 단계 완제품을 내놓지는 못했다.

화웨이는 일찌감치 '메이트X'를 공개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이번 IFA2019 전시에서는 메이트X를 전시하지 않았다. 메이트X 출시 일정은 올해 10월경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대표적 가전제조사 중 하나로 꼽히는 TCL은 IFA2019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였다. '폴더블 태블릿 디스플레이 콘셉트'로 명명한 시제품이 주인공이다. TCL이 선보인 시제품 양산화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TCL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실제 상용화 시점은 불투명하다.

IFA2019 현장을 둘러보던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시제품은 비용을 들여서 얼마든지 그럴싸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관건은 양산화 여부다. 양산화 제품에서도 시제품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큰 장벽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폴더블로 성장 동력 찾는다…5년 후 14억대 넘길 듯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24년 14억30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체됐던 스마트폰 수요는 새 폼팩터인 '폴더블 스마트폰' 덕에 수요 정체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3억2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아시아 지역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수요는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모니터는 2024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14억30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성장세에는 수요가 정체되던 스마트폰 시장이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신규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폼팩터 혁신이 스마트폰 시장 수요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베를린(독일)=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