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日 태양광 렌털 사업 진출

한화큐셀 진천공장에서 태양광 셀이 생산되고 있다.
한화큐셀 진천공장에서 태양광 셀이 생산되고 있다.

한화큐셀이 일본 태양광 렌털 사업에 진출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태양광 렌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일 양국이 전략물자 수출 우호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상대국을 제외,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 신규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한화큐셀은 이달 일본에서 주택용 태양광 렌털 사업을 정식 개시한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주택·건물 지붕에 태양광을 직접 설치하고 여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100% 자체 판매해 발전 수익을 얻는다. 지붕을 내어준 주택·건물 소유자는 매달 전기요금 일부를 한화큐셀로부터 지원받는 구조다.

한화큐셀은 1㎾h당 3엔(약 33원)을 보조해줄 방침으로, 가정에서 300㎾h 전기를 사용하면 매달 1만원 정도 할인을 받는 셈이다. 또 태양광을 설치한 후 10년이 지나면 주택·건물주가 태양광 설비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된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설치 공간 확보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고, 주택·건물 소유자는 유휴부지(지붕)를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설비 소유권까지 얻는 '공동수익형' 렌털 모델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월 전기요금을 전부 할인해주는 프리미엄 모델 도입도 검토 중이다.

한화큐셀이 일본 태양광 렌털 사업에 뛰어든 건 수요 확보에 대한 자신감, 일본 내 시장상황 변화 등 복합 요인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한화큐셀은 2016년 일본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7·2018년 모두 1위를 석권했다. 일본 내 태양광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입증했다는 방증으로, 이같은 자신감이 신규 시장 진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일본 정부는 2011년 도입한 재생에너지 발전차액제(FIT)를 축소할 예정으로, 태양광 렌털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략적 판단도 뒤따랐다. FIT는 정부가 10~20년간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고정가격으로 매입하는 보조금 제도다. 시장조사업체 후지 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내 태양광 렌털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억엔(약 132억원)에서 2023년 823억엔(약 9064억원)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경쟁사로는 교세라와 간사이전력이 공동출자한 '교세라 칸덴 에너지'가 손꼽힌다. 이 회사는 태양광 렌털 사업을 위해 지난 4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전력소매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향후 5년간 4만건 이상 렌털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서비스 방식은 한화큐셀과 대동소이하다.

우리나라는 2014년 태양광 렌털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주택·건물 소유주가 초기 설치비 없이 태양광 설비를 빌려 쓰고 매달 3만9000원 대여료를 납부하는 식이다. 대여사업자는 대여료·신재생에너지생산인증서(REP) 등으로 투자비를 회수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이 태양광 렌털 사업을 주도, 시공 업체 등을 직접 선정한다. 민간이 아닌 공공기관이 사업을 주도한다는 점, 매달 고정 대여료가 발생한다는 점은 일본과 대조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일본은 주택을 20~30년간 장기 임대해 거주하는 형태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태양광 렌털 사업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일본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이 지속 늘고 있다는 점도 사업 결정에 긍정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한화큐셀, 日 태양광 렌털 사업 진출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