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웨이브, 플랫폼 경쟁력 강화하려면

[기자수첩]웨이브, 플랫폼 경쟁력 강화하려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투자는 플랫폼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가 합작한 웨이브가 OTT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주인 지상파 방송사에만 투자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의 충고다.

콘텐츠웨이브가 첫 투자 작품으로 KBS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을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웨이브는 '녹두전'을 포함해 오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집행한다. 글로벌 OTT에 못지않은 제작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 단비가 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자칫 막대한 투자비용의 수혜가 주주인 지상파에만 집중된다면 효과가 반감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합당하다 할 수 없다.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가 웨이브 핵심 콘텐츠이긴 하지만 흥행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편협한 판단은 웨이브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OTT뿐만 아니라 '티빙' 기반의 CJ ENM과 JTBC 간 통합 OTT도 내년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 OTT 시장은 웨이브 독무대가 아니다. 넷플릭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OTT 플랫폼 경쟁력은 폭넓은 콘텐츠에 좌우된다.

웨이브가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에 문호를 개방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웨이브가 참신하고 독창성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해야 가입 유인을 높일 수 있다.

콘텐츠는 물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 PP를 막론하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해야 한다.

웨이브가 주주 우선 투자로 플랫폼 자체 경쟁력을 잃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