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조국, 文 지지율 최저점에서 사퇴 결정…하반기 국정 '전환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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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자진 사퇴키로 하면서 두 달간 대한민국을 뒤흔든 '조국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검찰개혁을 지속 추진하면서 국정 후반기 정책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다. 반면 조 장관 사퇴를 계기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제2의 조국' 사태가 되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슈분석]조국, 文 지지율 최저점에서 사퇴 결정…하반기 국정 '전환점' 될까

조 장관이 사퇴를 공식 발표한 이날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날이다. YTN 의뢰 리얼미터 조사 결과 10월 2주차 주간 집계(7~8일, 10~11일)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긍정 평가)이 지난주보다 3.0%포인트(P) 하락한 41.4%를 기록했다. 일간 지지율은 11일 40.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3.8%P 오른 56.1%로 역시 취임 후 가장 높았다.

장기간 이어진 조 장관 거취 논란이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통령 지지율 뿐 아니라 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3.0%P 떨어진 35.3%였고, 자유한국당은 1.2%P 오른 34.4%를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 5월 2주차(34.3%)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취임 후 최악의 국정 수행 성적표를 잇따라 받아들면서 청와대와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 대통령이 몇 차례 검찰 개혁 의지를 내놓았지만 지지율 반등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부정 평가만 확대됐다. 국정 후반기를 향해 가는 가운데 이른바 '조국 블랙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청와대 차원에서 타개책이 절실했다. 여권에서도 내년 총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조국 정국을 껴안고 가기엔 부담이 컸다.

조 장관 사퇴는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조 장관의 사퇴설은 지난주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하지만 조 장관이 검찰·사법개혁을 일정 부분 완료한 뒤 사퇴를 하는 방향으로 점쳐졌다. 시점은 빠르면 11월경으로 예상됐다.

이날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자마자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은 드물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전날 고위당정청 회의 직후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이날 사퇴 입장문을 발표하기 3시간 전 마지막 소임으로 자체 검찰개혁안을 직접 발표했다.

조 장관은 입장문에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며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임을 강조했다.

조 장관의 자진 사퇴로 장기간 이어진 논란은 일시적으로나마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당분간 조국 장관 그늘에서 벗어나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내고 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 장관 거취를 둘러싸고 찬반 집회가 경쟁적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 “국민들의 의견을 잘 경청했다”면서 더 이상 이를 두고 '대립의 골'에 빠지지 말자고 정리했다. 이어 민생경제에 관한 발언과 행보에 주력했다.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도 '역동적인 경제'를 강조하면서 조국 논란과 거리를 뒀다. 문 대통령은 기업 목소리 경청을 주문한데 이어 10일에는 지역경제투어 일정으로 충남을 찾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현장을 챙겼다. 이달 내 지역경제투어는 두어 곳에서 더 이어진다.

청와대는 조국 문제를 정리하는 대로 일본과의 문제, 진척 없는 한반도 비핵화 평화프로세스 돌파구 마련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는 다음주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이 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 수출 규제가 100일 넘게 이어지는 답답한 상황 속에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다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약식의 짧은 회담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이 이번 기회에 마련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비핵화 문제는 북미 대화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도 일시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국정 지지도 회복을 위한 다른 차원의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난국 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회원로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우선 현 단계에서는 검찰 개혁 성과를 비롯해 개혁과제를 속도감있고 추진하고, 더불어 민생경제를 챙기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