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내역으로 대출" 정부, 빅데이터·P2P 대출 활용해 소상공인 지원

정부가 P2P 플랫폼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어음·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신용평가해 대출하는 방식도 활성화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핀테크 기반 공급망 금융(Supply Chain Finance)활성화 전담팀을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전담팀은 금융위, 금융감독원, 금융사, 핀테크 기업 등으로 구성했다. P2P플랫폼, 빅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금융 채널 또는 기술을 활용해 소상공인 운전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급망 금융은 물품을 생산해 대기업에 공급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임금, 이자 지불 등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금융서비스다.

현재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대기업이 제공한 전자어음 할인,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해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평범한 다수 소상공인은 상시적 운전자금을 조달하는 데 통상 어려움을 겪는다. 소득 불안정성, 재무정보·담보부족 등으로 신용을 인정받기 어렵고, 어음할인과 같은 유동화 상품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는 유동화 상품이나 신용대출은 할인율·대출금리가 높다. 전자어음 할인율은 은행 4~5%, 저축은행 5~13%, 캐피털 8~16%다. 사업자 대출 평균 금리는 은행 6.7%, 저축은행 20.1%, 사설대부는 22.1%다.

P2P플랫폼 기반 공급망 금융 서비스 제공하는 방식.
P2P플랫폼 기반 공급망 금융 서비스 제공하는 방식.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정부는 P2P 플랫폼을 통해 모집된 다수 투자자가 소상공인의 어음·매출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을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다수 투자자가 위험을 분산함으로써 대기업 발행 어음이 아니더라도, 어음이나 채권을 유동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빅데이터 기술 기반 공급망 금융 서비스 방식
빅데이터 기술 기반 공급망 금융 서비스 방식

빅데이터 기반 신용도를 재평가한 대출도 가능하다. 전자상거래 업체, 카드사 등이 보유한 소상공인의 매출 내역, 판매자 평판(고객리뷰), 카드 결제 데이터 등으로 신용도를 새롭게 평가해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 높은 매출 변동성, 재무 정보 부족 등으로 평가가 어려웠던 소상공인 신용을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발견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출방식은 이미 해외에선 보편화됐다. 미국 인공지능 핀테크기업 타울리아(Taulia)는 거래명세서와 과거 대금거래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상공인 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bre)'는 전자상거래 업체로 상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부실률을 빅데이터 분석·예측하고 대출을 제공 중이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어음중개, 어니스트펀드, 더존비즈온 등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공급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공급망 금융 활성화 전담팀은 연내 P2P 금융플랫폼을 통한 어음·채권 유동화, 비금융사업자의 빅데이터 분석 또는 연계영업 등을 어렵게 하는 금융규제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