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中 광저우 OLED 공장 초기 가동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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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중국 광저우 공장이 초기 가동 과정에서 고전하고 있다.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여러 신기술을 적용한 것이 주요인으로 파악된다. 올 연말까지 생산 체계를 안정화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부터 초기 가동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이 당초 예상보다 수율이 오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달부터 고객사에 OLED TV 패널 납품을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파주 공장과 동일하게 공장을 구성한 만큼 단기간에 수율을 끌어올린다는 목표였으나 현재 수율은 50~60%에 머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광저우 8.5세대 공장은 고해상도 55·65·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월 6만장 생산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최대 생산량인 월 9만장으로 끌어올리는 게 LG디스플레이 목표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파주 8세대 OLED 공장과 동일한 소위 '카피 공장'으로 구성해 단기간에 가동률과 수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친다고 알려졌다.

이와 달리 실제 광저우 공장에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여러 신기술을 다수 적용했다.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전이었지만 당장 실적 회복이 급한 상황에서 성급한 시도가 아니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는 수율 문제가 생긴 요인 중 하나로 OLED 재료 공급사 변경을 꼽았다.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공급사 제품을 일부 재료에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도입인데다 초기 가동인 만큼 수율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화이트OLED(WOLED) 구조도 일부 변경한 것으로 파악된다. OLED 스택 구조를 변경해 발광 효율성을 높이면서 생산성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알려졌다. 구체 기술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초반 수율 불안정으로 광저우 공장에서 시도하려던 멀티모델글래스(MMG) 투입도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MMG는 유리기판 1장에서 2가지 이상 크기 패널을 생산하는 공법이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MMG를 적용하기 직전 파주 공장에 MMG를 도입해 테스트를 거쳤다. 당시 큰 이상은 없었으나 MMG로 OLED를 양산하는 첫 시도인 만큼 초기 가동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여러 새로운 시도로 인해 초반 수율이 흔들리자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검증된 파주 라인과 최대한 유사하게 일부 생산 기술을 다시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광저우 공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내년 LG전자 올레드 TV 사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LG전자는 내년에 올레드 TV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패널 공급량이 늘면서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대형 패널 공급이 늘어나 대형 TV 시장 대응력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초기 패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OLED TV 수요가 부진해 당장 고객사 패널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생산 차질이 계속되면 내년 OLED TV 출하 예상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영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OLED TV 패널 판매가 소폭 감소한 이유는 광저우 공장 생산량이 계획보다 줄어든 영향이 있다”며 “연내 정상가동을 목표하고 있으며 내년 OLED TV 시장은 600만대 중반대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