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19일 스위스서 WTO 제소 2차 양자협의

한일, 19일 스위스서 WTO 제소 2차 양자협의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항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분쟁 타결점을 찾기 위해 일본과 한달여만에 다시 만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양국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2차 양자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 일본에서는 구로다 준이치로 경제산업성 다자무역체제국장이 참석한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11일 제네바에서 첫 번째 양자협의를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2차 협의 개최에만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한국에 대해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 수출제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며 지난 9월 11일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 수출규제는 '상품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무역원활화협정(TFA)', 3개 품목에 관한 기술이전 규제는 '무역 관련 투자 조치에 관한 협정(TRIMs)'과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당사국 간 양자협의는 WTO 무역분쟁 해결의 첫 단계다. 여기서 합의에 실패하면 재판 절차에 해당하는 패널 구성에 들어가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WTO 분쟁 해결 절차상 관련 절차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충실하게 추진하고자 한다”면서도 “WTO 협정이 본격 소송에 앞서 당사국 간 협의 조정 시도를 규정하는 만큼 일본 수출제한 조치가 해결되지 않거나 시간만 끌 경우 분쟁조정패널(DSP) 설치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양국 관계가 징용배상 문제 등으로 여전히 껄끄러운 만큼 단번에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이낙연 총리 일본 방문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나는 등 양국 관계를 풀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일본 측은 여전히 커다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협의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이 WTO 제소 문제와 관련해 최근 들어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이번에 협의에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