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비중 역대 최고, 2020 수능은 전년 대비 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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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역별 시험이 끝난 후 해당 과목 교사들이 직접 시험문제를 풀고 분석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묵 경신고 교사,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 김용진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교사,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가 국어영역이 종료된 후 신유형과 고난이도 문항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
<수능 영역별 시험이 끝난 후 해당 과목 교사들이 직접 시험문제를 풀고 분석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묵 경신고 교사,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 김용진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교사,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가 국어영역이 종료된 후 신유형과 고난이도 문항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이 역대 최고인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와 수학 영역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시된 것으로 평가됐다. 졸업생들에게 유리한 시험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예년보다 평이한 수준이어서 세심한 입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수능 문제를 풀어본 교사들은 국어영역은 31번 초고난도 문항으로 논란이 됐던 지난해에 비해 쉬운 것은 물론 9월 모의평가보다도 쉬운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진단했다.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인문·과학 지문은 전년보다 짧은데다 EBS 연계 문제로 나왔다. 올해 가장 어려운 문제는 홀수형 기준 40번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다룬 사회문제다. 지문 길이가 1단 반에 달하는데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BIS 개념을 모두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지문에 개념 설명이 모두 나와 배경 지식에 따라 유리하거나 불리할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다.

국어 37~42번 독서 지문. BIS 비율에 대한 내용이다.
<국어 37~42번 독서 지문. BIS 비율에 대한 내용이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국어는 전체적으로 쉬운 난이도 속에서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2~3개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됐다”면서 “1교시 시험이 전년보다 평이해 학생들이 이후 시간 시험을 치르는데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 영역 역시 지난 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고난이도 문항 수준은 전년보다 쉬웠다는 평이다.

인문계 학생이 주로 치르는 나형에서는 30번이 3차함수 실근의 조건과 그래프의 개형을 정확하게 이해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로 나왔다. 가형 30번 역시 지수·로그 함수와 미분계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한 문제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항상 가장 어려운 객관식 마지막 두 문제, 주관식 마지막 두 문제는 풀이과정만 A4 두 페이지 반이 나왔던 작년 문제보다는 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은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 응시자들이 대폭 줄어 역사상 가장 적은 지원자를 기록했다. 수험생은 54만8734명으로 전년대비 4만6190명 줄었다. 이 중 재학생은 39만4024명, 졸업생은 15만4710명이다. 인구 감소 영향으로 재학생이 전년 대비 5만4087명이 줄었으나 졸업생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6789명 늘었다.

재학생은 줄었으나 대학 정원은 그대로여서 졸업생이 재수의 기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에서는 학종 비중이 높아 재학생 상위권은 이미 수시모집으로 입시를 결정해 재수생들에게 다소 유리한 수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예년보다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돼 경쟁은 치열해졌다. 변별력을 위한 몇 개 문제가 입시 결과를 가르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돼 논란이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공식 사과하고 올해부터 초고난도 문항은 출제를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예고대로 초고난도 문항은 배제하고 변별력 있는 문제는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교사와 입시업계 평가다. 하지만 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평이한 문제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최상위권 성적이 문제 한두개로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