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차량 한 대로 장.단기 번갈아 공유...테슬라.포르쉐도 있어요

[체험기]차량 한 대로 장.단기 번갈아 공유...테슬라.포르쉐도 있어요

자동차 전체 수명에서 이동에 쓰이는 시간은 약 4.2%에 불과하다. 나머지 95% 이상은 주차된 상태로 시간을 보낸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투로' 등 개인 간(P2P) 차량공유 플랫폼이 인기를 끈다.

국내에서는 개인 간 자가용 유상임대가 금지돼 있지만, 쏘카가 렌터카를 활용해 P2P 차량공유 효과를 내는 사업 모델을 계속 도전 중이다. 2016년 선보였던 '제로카셰어링'을 발전시킨 모델 '쏘카페어링'을 이달 정식 출시했다.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지난 15일부터 주말 동안 쏘카페어링을 이용해 테슬라 모델S 차량을 직접 대여해 봤다.

제로카셰어링은 한 차량을 장기렌트 이용자(오너)와 단기렌트 이용자가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방식이다. 오너가 운전하지 않는 시간에 차량을 타인에게 공유하면 공유 횟수와 비례해 차량 렌털비를 아낄 수 있다.

이번에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은 지원 차량이다. 기존 아반떼, 티볼리 등 국산차 위주였다면 쏘카페어링은 테슬라, 머스탱, 포르쉐 등 고가차량을 대거 확충했다. 쏘카 측은 '취향으로 연결되는 카셰어링'을 캐치프라이즈로 걸었다. 10분 단위 대여 등 실용성을 강조했던 쏘카 및 제로카셰어링 이용자와 타깃층을 달리한다는 의미다. 최소 대여 시간도 24시간 이상이다.

특히 테슬라 차량의 경우 국내 마니아층 기대심리가 높은 것에 비해 풀린 물량이 적다. 시승은 시내 주행 30분 정도 주행만 가능해 기능을 온전히 경험하기 어렵다. 실제 고가 차량을 구매하기 전 체험 목적으로 쏘카페어링을 이용한다는 후기가 많다.

예약은 기존 쏘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능하다. 이용희망 지역을 입력하면 가까운 곳부터 대상 차량을 보여준다. 아직 테슬라 오너 숫자가 많지 않은 편이라 강남구 서초동에 있는 차량을 예약했다.

[체험기]차량 한 대로 장.단기 번갈아 공유...테슬라.포르쉐도 있어요

차량 픽업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장단점이 있다. 쏘카페어링은 오너와 직접 대면해 차량을 인도받아야 한다. 오너가 요청을 수락하면 앱 내 메신저를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해 픽업 지역 조율이 가능하다. 이번 대여의 경우 성동구에 있는 오너 직장에서 차량을 픽업하고 강남 테슬라 전기 충전소에서 반납하는 것으로 미리 합의를 봤다.

무인 대여·반납 방식을 적용할 수 있지만 차량 오너 입장에서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제로카셰어링에서도 대여자가 차량을 더럽히거나 험하게 모는 사례가 지적됐다. 대면 픽업을 진행하면 양측 모두 차량 상태에 부담을 안고 만나야 한다. 오너가 차량 사용법과 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웰컴기프트로 커피와 캔디를 제공받는 배려도 받았다.

픽업지에서 만난 오너는 “평일 출퇴근 시에만 차량을 이용하고 주말에는 대부분 차량을 공유한다”며 “부부가 모두 차량을 갖고 있어 주말에 차량 2대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쏘카페어링을 활용하면서 기존에 소유했던 차량은 팔았다.

시승 외 목적으로 테슬라 차량 특성 때문에 쏘카페어링을 애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장거리 여행 시 운전 편의성과 유류비 절감 효과를 고려해서다. 테슬라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 파일럿'은 경쟁사 크루즈 컨트롤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시내주행 대비 고속도로 주행에서 편의성을 크게 느낄 수 있다.

또 쏘카페어링은 이동거리에 따르는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료 게이지는 채운 상태로 반납해야 하지만, 각 지역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무료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이번 이용 역시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다녀왔지만 추가요금 없이 반납할 수 있었다.

현재 테슬라 모델S 기준 하루 대여료는 약 10만원이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50% 할인혜택이 적용된 가격이다. 평균 판매 가격이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이므로 보험료가 높은 편이다. 1일 19시간 이용 기준 보험료 11만원을 포함해 총 32만원이 결제됐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