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저가 입찰 근절, 대기업도 동참

SW 저가 입찰 근절, 대기업도 동참

대형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이 내년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사업 참여 업체가 예정가 90%대 가격을 투찰하면서 저가 입찰 우려가 줄어든다. 업계가 저가 입찰을 근절하자는 자정 노력을 펼치면서 공공 SW 시장 생태계 개선이 기대된다. 정부도 업계 노력에 발맞춰 낙찰하한율을 80%에서 90%대로 높여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기획재정부 차세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사업에 참여한 삼성SDS(91.5%)와 LG CNS(90.0%) 양사 모두 입찰 가격을 예정가 90%선에서 제출했다.

차세대 디브레인 사업은 3년간 1200억원가량 금액이 투입되는 대형 공공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조달청 평가를 거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SDS가 결정됐다.

이번 사업은 최종 수주 업체뿐 아니라 경쟁 참여 업체가 제출한 투찰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현행 낙찰하한율이 80%이기 때문에 업계가 투찰 가능한 최저 금액은 960억원가량이다. 사업 예정가가 1200억원인 상황에서 960억원으로 수주할 경우 200억원가량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예정가 80% 투찰은 기업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업계는 최소 90% 수준에 투찰해야 저가 입찰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주목도가 높았던 대형 사업에 참여한 두 업체 모두 90%선에 투찰하면서 업계 우려는 해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투찰 유혹이 컸을 텐데 양사 모두 공정 경쟁 환경 구현에 협력한 것”이라면서 “그동안 업계가 노력해온 저가 입찰 지양 분위기에 대기업이 동참하면서 자정노력이 더 탄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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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 사업을 비롯해 내년까지 대형 공공 SW사업이 이어진다. 업계는 자정 노력에 발맞춰 정부 제도 개선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는 올해 조달청 간담회에서 낙찰하한율을 최소 90% 이상 올려야한다고 요구했지만 기재부가 낙찰하한율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저가 수주는 △수익성 하락 △사업 완성도 하락 △부실 서비스 등으로 생태계 전반을 악화한다. 이를 막기 위해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업무 지침'에 낙찰하한율을 95%까지 올렸다.

박진국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은 “업계가 저가 입찰을 자제하고 최대한 제 값을 받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업계 자정 노력을 정책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계속 대형 공공 SW사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업계 자발적 노력만 강조하지 말고 정부도 낙찰하한율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