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후방산업 붕괴...밴(VAN) 업계 역대 최대 마이너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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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대표 후방산업 밴(VAN) 업계 매출이 사상 최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정부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가 하위 협력사인 밴 대행 수수료를 두 자릿수 이상 깎았다. 이에 승인중계는 물론 매입, 수거 등 대행 수수료 전 영역에서 작년 동기 대비 최대 6.9%에 달하는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카드 후방산업 붕괴가 현실화된 셈이다.

8일 전자신문이 국내 12개 밴사 총 매출과 부문별 대행수수료 실적을 받아 분석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779억9264만5807원으로 작년 동기(2985억4201만1083원) 대비 6.9% 감소했다. 1년 새 7%에 달하는 대행 수수료 매출이 줄었다.

밴 시장 주 수입원인 승인중계 부문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작년 3분기 1961억원에 달하던 승인중계 수수료는 올해 3분기 1790억원대로 급감했다.

전체 수수료 수입 중 승인중계 매출은 65%에 달한다. 무서명 거래 증가와 직승인, 다운사이징 밴 등 카드사가 밴 대행료를 대폭 줄이는 전략을 취하면서 1년 새 수백억원이 증발했다.

매입 비용도 내리막길이다. 작년 3분기 기준 매입 수수료는 39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는 342억원에 머물렀다. 그나마 수거 대행 수수료가 올해 3분기 476억원을 기록, 작년 454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밴 업계 분기별 총 매출을 분석하면 작년 1분기 2729억원, 2분기 2927억원, 3분기 2985억원, 4분기 2970억원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악화됐다. 올해 1분기 2622억원, 2분기 2779억원, 3분기 2779억원으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에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내 신용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82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03% 늘었다.

1위인 신한카드는 작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4111억원을 기록했고 2위권인 삼성카드도 2.8% 증가한 2827억원을 달성했다. KB국민카드는 2.2% 증가한 2510억원, 우리카드는 7% 증가한 948억원, 현대카드가 18.7% 늘어난 1518억을 달성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3·4분기 당기순이익은 4057억원으로 작년 대비 5.3%(203억원) 늘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매출은 선방했지만 영업점 축소와 각종 부대비용을 줄인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카드사도 업권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다.

카드사의 업황 악화로 후방산업인 밴 시장은 벼랑끝으로 내몰렸다는 지적이다.

한 밴사 대표는 “카드사 매출 선방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운영비 절감 외에 밴사 대행 수익을 30% 이상 줄인 결과”라며 “이미 중소형 밴사가 인수합병(M&A) 매물로 연이어 나오고 있고, 내년에는 최악의 불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표]12개 밴사 매출 현황(자료-각사 취합)

카드 후방산업 붕괴...밴(VAN) 업계 역대 최대 마이너스 성장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