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디지털세냐 최저한세냐...美-EU 막판 공방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세를 둘러싼 막바지 논의가 펼쳐진다. 디지털세를 이루는 두 축 중 하나인 최저한세를 놓고 격돌한다. 최저한세를 관철시키려는 미국과 반대하는 유럽연합(EU) 간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디지털세를 안건으로 한 회의를 개최했다. 내년 1월 22일 G20 회의에 디지털세 합의안 초안을 제출하기 전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조세회피처를 비롯한 저세율 국가에 소득을 이전,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저한세를 집중 다룬다. 회의 참석자 명단은 비공개다. 국내에서는 일부 로펌이 참가, 최저한세 반대 의견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세는 국가별 디지털세 배분 방식인 이익분할법과 최저한세로 나뉜다. 이익분할법은 지난달 21~22일 논의를 마쳤다. 미국이 당시 회의를 주도했지만 회의장 밖 분위기는 극명하게 달랐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EU가 반발 움직임을 보이면서 합의안 도출이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결 구도로까지 번졌다. 프랑스는 다국적 디지털기업에 한해 매출에 일정 세율을 곱해 법인세를 부과하는 EU식 디지털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프랑스산 수입품에 최대 10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장을 던졌다. 대상 품목은 치즈와 스파클링 와인, 화장품 등 63종이다.

최저한세 논의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이 합의안 통과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지만 EU 반응은 냉랭하다. 합의안이 나오기까지 곳곳이 지뢰밭길이다. 기존 갈등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한세는 '최소 법인세'로 불린다. 관계사를 저세율 국가에 두더라도 해당 지역 수익 중 일정 비율만큼은 세금으로 내도록 한다. 13.5% 상당 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나라별 세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세액공제, 면세 제도가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세법 규정을 조율,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회계업계 중론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재안이 제출될 전망이다. 특수관계자 사이 지식재산권(IP)을 주고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저세율 국가 관계사로 IP를 이전한 뒤 로열티 명목으로 수익을 몰아주는 행위를 차단하자는 것이 골자다. 주요 디지털기업이 주로 쓰는 절세 방법 중 하나다. 최저한세를 걷지 않더라도 세금 회피 행위를 차단할 수 있다.

중재안마저 불발된다면 EU의 독자 행보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EU는 자체 디지털세 방안을 만들어왔다. OECD 합의가 좌초되면 곧바로 실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도 내년 4월부터 매출 2%를 디지털세로 부과할 예정이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