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공공 SW생태계 개선, SW진흥법 통과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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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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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이 1년째 국회 계류 중인 가운데 업계는 법 통과가 조속히 이뤄져야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마련한다고 호소한다. SW진흥법에 담긴 공공 SW사업 선진화 부분은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제기돼온 불공정·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핵심이다. SW진흥법 통과 시 SW기업 수익성 악화, 개발자 근로환경 악화 등 산업계 오래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SW진흥법 개정안, 공공SW 선진화 핵심 담아

업계가 SW진흥법 개정안 조속 통과를 촉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공SW사업 선진화 방안이 담겼기 때문이다. SW진흥법은 2000년 시행 후 19년간 20여 차례 개정을 거치며 누더기법이 됐다. 전부개정안은 업계가 20여년간 지적해온 공공SW사업 개선책을 대거 신설했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공정계약 원칙을 추가했다. 불공정한 계약 조건은 무효화하고 표준계약서를 개발·제공해 공정계약을 지원한다.

공공SW사업 발주 시 요구사항을 상세 작성해 분석·설계사업을 분리발주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SW사업 요구사항을 분석·적용하는 기준을 마련해 제공했다. SW사업 발주 시 세부적 요구사항은 공개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요구사항 미비로 사업 수·발주자간 이견이 자주 발생했다.

개정안은 국가기관 등이 SW사업 추진 시 요구사항 상세화 정도와 적정 사업기간 산정 적정성 여부를 사전협의하도록 의무화했다. 상용SW 활용촉진 내용을 신설, 상용SW를 서비스형태로 제공받아 이용하는 계약을 우선 고려하게 하는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수·발주자 모두 분석·설계 등 개정안에 담긴 SW사업 단계별 분리발주제가 시행되면 다양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SW산업협회가 공공발주자(256명)와 SW기업(2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발주자는 분리발주 시 '설계 전문 기업 참여를 통한 요구사항 분석과 설계명세 품질 향상(41%)' 효과가 클 것이라 답했다. SW기업도 '명확한 SW사업 요구사항 도출을 통한 적정 대가 산정(29.2)' '요구사항 분석 소요 시간 감소로 사업 일정 단축(22.5%)' '사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업변경, 과업추가 감소(19.9%)' 등 효과를 거둘 것이라 응답했다.

SW협회 관계자는 “수·발주자 모두 설계 전문기업이 참여하면서 SW사업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양측 간 첨예했던 적정 대가 산정도 가능해지면서 수익성 개선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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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투자형 공공SW사업 추진…전문화·대형화 기대

개정안에는 그동안 업계가 줄곧 요구해 온 민간투자형 공공 SW사업 추진 근거를 신설했다. 민간투자형 공공SW사업은 SW시장 활성화와 대국민 서비스 고도화 측면에서 필요성이 높았다.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 등 주요 부처는 최근 민간투자형 공공 SW사업 필요성에 공감, 관련 제도를 조정하며 사업 시행을 추진 중이다. SW진흥법 전부개정안 통과 시 민간투자형 공공SW 사업은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투자형 공공SW사업에 수·발주자 모두 거는 기대가 크다. SW산업협회 설문조사 결과 SW기업(270명)은 민간투자형 공공SW사업 활성화 시 '공공SW사업 전문화, 대형화(60.7%)'가 가능해질 것이라 답했다. 제한된 공공 SW사업 예산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대형 사업 시행이 기대된다. '전반적인 SW산업 활성화 및 성장(54.8%)' '정보통신기술(ICT) R&D 활성화(30.4%)' 'SW산업에 대한 대중 신뢰도 향상(31.9%)' 등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공공발주자(259명)는 '신기술 도입 및 서비스 품질 향상(44.4%)'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업 효율성 제고 및 비용 절감(20.5%)' '시장변화에 탄력적 대응 가능(20.8%)' 등 민간과 함께 공공 시장 발전이 가능해 질 것이라 예상했다. 민간투자를 활용한 SW사업 추진 필요 분야로 △복지·의료(55.6%) △공공행정(39%) △안전·치안(35.9%) △교통(33.2%) 등을 꼽았다.

한국SW협회 관계자는 “SW기업은 민간투자형 SW 사업 추진 시 산업활성화와 융·복합 활성화 등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면서 “발주자는 민간 투자 활성화로 그동안 예산, 인력 한계로 추진하지 못했던 신기술 적극 도입과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설문조사에서 확인했듯 SW진흥법 전부개정안 통과 시 시장과 공공 등 수·발주자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면서 “단순 기업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라 산업 전반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 법안인 만큼 조속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