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비 예산서 부처 칸막이 없앤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출연연 연구비 예산서 부처 칸막이 없앤다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에서 부처 칸막이를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 해 2조원에 이르는 관련 예산의 배분 구조 변경을 두고 각 부처 간 입장이 맞설 수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출연연 R&D 예산 운용 구조 변경 방안을 수립한다고 15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새해 초에 개선 방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가 출연연 R&D 예산 운용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현 방식이 연구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관 부처가 나뉘어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선, 연구 간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출연연 R&D 예산은 기관운영비를 비롯해 기관 고유 R&D 사업비인 주요사업비와 정부나 민간에서 발주한 과제를 수주해 받는 수탁과제 연구비로 나뉜다. 올해 기준 주요사업비는 약 9703억원, 정부수탁 과제비는 약 2조1096억원이다. 기관운영비와 주요사업비는 과기정통부, 수탁과제 연구비는 과기정통부를 포함해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환경부 등 각 주관 부처 소관이다.

국가 R&D 예산이라는 큰 틀에서는 묶여 있지만 지급 주체는 이원화됐다. 주요사업과 수탁 과제가 사실상 별도 영역으로 구분돼 연구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출연연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등 여러 부처가 출연연 R&D를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과제 간 중복성 제거,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과기정통부가 추진한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선 과정에서도 현 예산 운용 구조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PBS 개선은 기관 특성에 따라 주요사업비와 수탁 과제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다수 출연연이 안정적 연구비에 해당하는 주요사업비 비중을 높이고 수탁 과제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수탁 과제가 줄면 이들 과제를 주관하는 부처의 R&D 예산 규모가 감소하는 결과를 낳는다. 관계 부처 간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고유사업, 수탁 과제 모두 역할·의무에 맞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방침이자 방향”이라면서 “주요사업비, 수탁과제를 별도로 볼 것이 아니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주요사업비, 수탁과제 예산 등을 한데 묶어 출연연 예산이라는 하나의 항목으로 운영하는 큰 그림 아래 다양한 개선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과기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출연연 전체 연구의 정합성 및 효율성이 개선되고, 외부 과제 수주 부담을 덜기에도 유리한 구조가 조성될 것”이라면서도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